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탄핵 정국이 본격화했다. 더불어민주당은 7일 오후 7시께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표결하기로 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 발의에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개혁신당을 포함해 192석의 범야권은 대통령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108석) 소속 의원 중 8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 소추가 가능하다. 민주당은 앞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의원 18명이 찬성표를 던진 점을 고려해 이탈표 극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민주당이 7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탄핵안 표결과 동시에 하는 이유다. 국민의힘이 탄핵안 표결에 집단적으로 불참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전략이다. 2개 사안을 동시에 거부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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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이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등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은 또 한 번의 역사적 비극을 반복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 한동훈 대표도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계엄 사태는 위헌적이지만, 섣부른 탄핵으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집권하는 것은 막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아 이탈표 우려는 여전하다. 5일 김예지 김상욱 우재준 김재섭 김소희 등 초·재선 의원 5명은 윤 대통령의 사과와 임기 단축 개헌을 제안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이해타산을 떠나 이번 사태로 국민이 느낀 충격과 공포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날 리얼미터의 윤 대통령 탄핵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찬성 73.6%, 반대 24.0%였다. 국민이 수십 년간 피와 땀으로 일궈온 민주주의를 힘으로 짓밟으려 한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는 뜻이다.
지난 4일 새벽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신속히 가결한 데는 국회로 달려 나온 시민 수천명의 도움이 컸다. 이들은 계엄군이 국회 봉쇄를 위해 본청 진입을 시도하자 “불법 계엄에 동참하지 말라”며 맞섰다. 이러한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우리 민주주의의 건실함을 증명한 것이다. 4일 저녁부터 연일 전국 각지에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며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와 궐기대회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 서면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심지로 시민이 몰려나와 촛불을 손에 들었다. 전국 규모 촛불집회는 ‘박근혜 탄핵 정국’이 이어졌던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부산대학교를 필두로 대학가에서도 이번 사태를 규탄하고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부산대 교수회는 지난 4일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많은 국민이 국정 마비와 국가안보 위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정치권 역할이 막중해졌다. 탄핵 투표를 앞둔 국회는 현실을 냉철하게 인정하고, 당리당략이 아닌 국가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