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등을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러한 교육에 대한 정책과 그 방법론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생각과 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정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필자는 33년간 강단에 섰지만, 교육에 대해 아직까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교육자이고, 또한 피교육자라 생각된다.
교육의 어원인 영어 ‘education’은 모두 라틴어 ‘educare’ 또는 ‘educatio’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라틴어 ‘educare’는 ‘양육한다’는 의미로, 이는 ‘능력을 끌어낸다’는 뜻의 ‘educere’, 그리고 ‘지도한다는 뜻’의 ‘ducere’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동양의 ‘교육’은 맹자를 빼놓고 논할 수 없다. ‘교육’이라는 말 자체가 맹자의 진심편(盡心編)에서 유래됐으니까. “군자에게는 3가지 즐거움이 있다(君子有三樂). 양친이 다 살아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요(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부모구존 형제무고 일락야), 우러러보아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요(仰不愧於天 俯不作於人 二樂也-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 이락야),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得天下英才而 敎育之 三樂也-득천하영재이 교육지 삼락야)”고 되어 있다.
맹자의 어머니는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정성을 쏟아, ‘맹모삼천지교’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우리나라 어머니들도 맹자 모친에 못지않게 자식 교육에 열과 성을 다해왔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어머니가 자식을 멀리 외국에 공부시키려 데려가고 혼자 남은 아버지를 흔히 ‘기러기 아빠’라고 하는데, 자식교육을 위한 아버지의 희생 또한 작지 않다.
맹자가 살던 시대적 배경을 보면 중국 역사에서도 혼란스럽기로 유명한 춘추전국시대(BC 403~221년)로, 제후국들이 패권을 다투던 거친 시대였다. 그런 혼탁한 시기에도 맹자는 ‘사람의 본성은 원래 선(善)하다’며 성선설을 믿었다. 이 당시 제후들은 땅을 넓히고 오로지 부국강병에만 집중했으나, 그들을 만난 맹자는 눈앞의 이익보다는 인(仁)과 의(義)를 강조했다. 피 튀는 난세 속에 제왕들은 맹자를 어처구니없는 뜬구름 잡는 소리나 하는 사람으로 여겼을 것이지만, 맹자는 묵묵히 저술 활동과 제자를 양성하는 교육에 매진하면서 힘에 의한 정치보다도 ‘왕도정치’를 주창했다. 왕이나 제후들은 알아주지 않았지만, 많은 제자들이 그의 사상과 가르침을 충실히 받아들이고 따랐다. 맹자는 교육에서 보람을 찾았다.
인간의 ‘교육’을 의학적 관점에서 풀어보면 재미있다. 인체의 전체 세포 수를 보면 갓 태어난 갓난아기는 약 2조에 불과하지만, 성인이 되면 30배 이상인 대략 60조로 늘어난다. 그러나 뇌세포 수는 약 140억 개로, 갓난아이 때나 성인 이후나 거의 같다고 한다. 질병이나 외상으로 뇌가 손상되더라도, 뇌세포의 재생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뇌세포 총 수가 갓난아기나 어른이 같은데도 지능의 차이는 왜 생길까. 뇌세포는 자라면서 ‘보육과 교육’을 통해 손발 역할을 하는 돌기물이 생겨 뇌세포끼리 연락망을 형성함으로써 뇌 기능이 점차 발달해간다고 한다. 다시 말해 보육, 혹은 교육과 같은 외부의 자극이 있으면 사용되지 않던 뇌세포에 돌기물이 생기고, 이 돌기물이 배선 공사를 하듯이 뇌세포끼리 연락망을 형성해서 뇌 기능이 점차 발달하고 활성화된다고 한다. 출생 시에 미숙한 상태로 태어난 사람의 뇌는 출생 후 급속도로 발달한다. 출생 시 350~400g에 불과한 뇌는 생후 6개월에 2배로 증대하고, 7~8세가 되면 성인의 95%까지 자라며, 20세쯤 완성된다고 한다. 이처럼 뇌가 커지는 이유는 뇌세포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뇌세포의 돌기물이 자라고 이의 영양을 담당하는 글리아(Glia)세포가 점점 증가해 뇌세포로 들어가는 혈관이 발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뇌의 발달에는 보육과 교육이 필수적이다. 인간은 출생 시 미숙한 상태의 뇌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출생 후 보육과 교육을 통해서 성숙한 인간으로 형성되어 가는 셈이다. 보육과 교육의 방법에 따라 여러 종류의 인간형(인격)으로 자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교육에 투자한 개인 가정 기업과 국가는 크게 발전을 할지언정 쉽게 망하지는 않는다’는 금언(金言)도 ‘인간은 교육을 통해서 늘 진화하고 발전한다’는 명제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