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 대국민 공동 담화를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폐기에 따른 국정 수습 방안 등을 담았다. 한 대표는 “질서 있는 대통령의 조기 퇴진으로 정국을 수습하겠다.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생 경제와 대한민국의 국격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주 1회 이상 국무총리와 회동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느닷없는 계엄 선포와 해제로 발생한 혼란을 해결할 방안으로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선택했다. 하지만 구체안을 담은 로드맵을 밝히지 않았다. 당내 협의를 거쳐 조만간 이를 내놓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두고 “내란 공모 세력을 내세워 내란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얼굴을 바꾼 2차 내란 행위”라며 정면으로 반발해 험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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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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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의 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않다. 윤 대통령 퇴진 시기를 언제로 할 것인지가 선결 과제다. 한 대표는 자당 의원 등과 논의한 후 시기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내란 혐의를 받는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다. 퇴진 전까지 권력의 공백 상태를 어떻게 메우느냐도 중요하다. 여당 소속 시도지사들이 내놓은 책임총리제와 비상거국내각은 야당이 부정적이라 실현하기 힘들다. 민주당은 임기 단축 개헌안에 “고려할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의 협조를 구하지 못하면 질서 있는 퇴진은 요원하다.
윤 대통령이 임기와 정국 안정 방안을 여당인 국민의힘에 위임하겠다고 했는데 이것 또한 논란거리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대통령 권한의 총리·여당대표 공동행사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헌법학자들은 대통령이 궐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3자가 그 권한을 대신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정지가 됐을 때만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여당 대표는 대통령의 권한을 위임받을 수 있는 규정이 그 어디에도 없다. 법치국가에서의 모든 행위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를 챙겨야 하는 일은 여야 이견이 없어야 하겠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관련 장관과 정부기관장들이 이날 긴급 공동성명을 냈다. 내년 예산안을 신속히 확정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대외신인도 유지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다짐했다. 국회는 오는 10일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만과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 차이가 1352조 원이나 벌어졌다고 보도하는 등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외신도 부정적이다. ‘비상계엄’ 사태 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경제에는 불확실성이 가장 나쁘다. 도탄에 빠진 민생을 하루빨리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이든 ‘자진 사퇴’든 권력의 공백 상태를 최소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