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12일 최종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1부는 교육자치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 교육감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하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 전인 지난 2021년 포럼 ‘교육의 힘’을 만들어 홍보활동을 벌이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선거 공보 학력에 졸업 당시가 아닌 현시점 기준 교명을 기재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법원은 포럼이 하 교육감의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운동 목적 유사기관으로 인정되고, 학교명 게재 방식 또한 예외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봤다. 이로써 하 교육감은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 2년 6개월여 만에 직을 상실하게 됐다. 2007년 교육감 직선제가 실시된 이래 부산시교육감이 당선무효로 퇴진하기는 처음이다. 내년 4월 재선거까지 부산시교육청은 리더십 공백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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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5월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을 빠져나오고 있다. 국제신문 DB |
하 교육감의 위법 행위에 대한 사법부 판단은 1심부터 최종심까지 검찰 구형량(벌금 700만 원)과 동일하게 유지된 점이 특징이다. 특정 단체를 선거사무소처럼 운영하면서 후보 단일화 과정에 개입하고, 허위 학력 기재와 저서 기부 등 방식으로 유권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 한 행위가 당선을 취소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던 셈이다. 하 교육감이 이런 판단의 근거가 되는 법률 자체의 정당성을 다투기 위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으나 기각됐다. 현행법 준수 의무는 교육행정을 책임진 수장이라면 더욱 엄정해야 마땅하다.
1심부터 당선무효형이었기 때문에 최종심 선고가 부산시교육청의 일상적인 업무에 미치는 파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윤수 체제에서 지난 2년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정책이나 사업의 앞날은 장담하기 힘들게 됐다. 부산형 늘봄학교, 자율형 사립고 확대, 실업계고 개편, 학력 신장과 평가, 아침운동, 청사 이전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는 교육수요자의 호평 덕분에 계속성이 보장되는 사업도 있겠지만, 새 교육감의 교육 철학에 따라 폐지 혹은 수정이 예상되는 사안도 없지 않다. 하 교육감 자신이 전임자 역점사업이었던 부산교육종단연구와 다행복학교 등을 폐지 또는 축소한 전력이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학생과 교직원 30여만 명을 위해 연간 5조 원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내년부터는 AI 교과서 도입, 고교학점제 등 기존 교육 틀을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과정이 시행된다. 수장 공백으로 인한 어수선함이 교육청 업무 추진에 핑계가 되어선 안 된다. 내년 4월까지 기존 업무는 차질없이 수행하면서 정책 연속성도 유지하도록 교육당국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벌써부터 새 교육감 후보군이 하마평에 오른다. 교육감 재보궐선거에 투입되는 비용은 수백억원대이다. 누구든 어이없는 사유로 당선이 무효 처리되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공명정대를 선거전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