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에서 딥페이크로 골머리를 싸매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학생 사이에서 만들어지고 유포된 딥페이크 음란물이 교사에게까지 피해를 주었던 부산의 사건은 딥페이크가 교육 현장과 교권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피해 교사가 휴직과 심리 치료라는 긴 과정을 겪으며 복직을 결심했음에도, 여전히 2차 피해의 가능성에 떨며 인근 학교로의 이동조차 두려워하는 상황은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무엇이 이 문제를 초래했고, 우리는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디지털 윤리 교육의 부재다. 현재 학교는 대부분 기술 활용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기술을 어떻게 올바르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가르침은 부족하다. 학생들은 기술을 배우지만,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법적 도덕적 결과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이는 딥페이크 음란물과 같은 극단적 사례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괴롭힘이나 개인정보 침해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문제의 영향을 받는 것은 교사만이 아니다. 학생 역시 딥페이크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청소년들은 또래 관계에서 소셜 미디어를 통한 괴롭힘에 취약하다. 딥페이크 기술이 이런 환경에서 사용된다면, 피해자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다. 교육기관은 학생과 교사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미흡하다. 부산시교육청이 최초로 딥페이크 피해 교사를 위한 관외 전보를 허용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딥페이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디지털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정보 기술을 사용함에 따른 책임과 윤리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직접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사례 중심의 학습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수업에서도 단순히 도구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해당 기술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학교와 교육청 차원에서 딥페이크와 관련된 피해를 신속히 조사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전담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 피해자의 심리적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과 법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가해 학생들에게는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이해하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피해자가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기업과 협력하여 딥페이크 생성 및 유포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딥페이크 영상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거나, 딥페이크 관련 콘텐츠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삭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정부와 민간 기업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의 핵심은 딥페이크 기술의 접근성에 있다. 이제는 누구나 인터넷에서 무료 혹은 저렴한 도구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복잡한 기술 지식 없이도 사진 몇 장으로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확산이 단순한 장난이나 창작을 넘어 누군가의 인격과 삶을 파괴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면, 그 책임은 기술을 사용하는 개인 뿐만 아니라 이를 허용한 사회적 구조에도 있다. 따라서 기술 사용에 대한 책임 의식을 고취하도록 사회 전체의 인식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딥페이크 기술은 그 자체로 대단한 유용성과 가능성을 지닌 도구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침해하는 데 사용된다면, 우리는 그 사용을 규제하고 교육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기술은 본질적으로 중립적이나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선과 악으로 나뉜다고 했다. 이제 교육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서, 기술이 사람을 해치지 않고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힘써야 한다. 딥페이크 문제는 단지 학교 교육에 드리워진 새로운 그림자라기 보다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