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분권과 협치’의 한국식 민주주의를

계엄사태 계기 변화 절실…막대한 대통령 권한 분산

행정·의회 권력 일치 모색…정치권, 개혁 적극 나서야

  •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
  •  |   입력 : 2024-12-23 18:45:27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윤석열 대통령이 느닷없는 비상계엄을 선포함으로써 대한민국은 대혼돈에 빠졌다. 국회에서 탄핵된 대통령을 파면하라는 국민의 시위는 끊이지 않는다. 반면 윤 대통령이 오죽하면 그렇게 했겠느냐며 야당을 규탄하는 집회도 열린다. 헌정 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여론은 둘로 갈라진 ‘내전’ 상태다. 사태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른다. 기각되면 국가적 혼란은 당분간 불가피하다. 대통령 파면을 원한 국민의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적어도 두 가지는 바꿔야 한다. 첫째는 분권이다.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불리는 권한을 분산시켜야 하겠다. 당장 대통령의 권한인 계엄 선포를 엄격하게 규정해 다시는 이런 혼란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헌법상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동 요건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잦은 국무위원 탄핵과 일방적인 예산 삭감 등이 국가비상사태라고 판단했다. 과연 그런지는 헌법재판소가 가릴 예정이지만 불행한 사태 재연을 막기 위해 비상계엄과 관련한 헌법·법률 규정을 손봐야 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하지 못하게 하자는 주장도 있다. 국회가 의결한 법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 판단을 요청하거나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 제도를 연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통령의 권한 축소와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대통령의 국가원수 지위 삭제와 대통령 4년 1차 연임제, 국회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헌법개정안을 발의했다. ‘국가의 대표’라는 지위만 남겨두고 행정부 수반 지위를 명확히 해 대통령이 입법과 사법 위에 군림하지 못하게 했다. 사면권도 사면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헌법재판소장 호선과 국회의 감사위원 3명 선출 등 인사권을 축소했다.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대신 국회의 인사권, 입법권, 예산심사권을 강화했다. 하지만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해 폐기됐다.

아예 대통제를 폐지하고 제2공화국 때 시행하다 박정희 군사 쿠데타로 좌절된 내각책임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룩한 대통령 5년 단임제(직선제)는 이제 수명이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각제는 책임정치의 구현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실정을 야당 탓으로 돌릴 수 없다. 대통령제 폐지에 부담이 있다면 대통령제와 내각제를 결합한 이원정부제 도입도 논의할 가치가 있다. 대통령의 권한을 외교·국방 등에 국한시키고 나머지는 총리에게 맡기는 체제다. 이원정부제를 채택한 국가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 이다. 유럽 대부분 국가가 이 제도를 시행한다. 이들의 사례를 연구해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외국의 체제는 역사 속에서 형성된 것이라 이를 그대로 모방해서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둘째, 입법권력과 행정권력의 불일치에서 오는 혼란 줄이기다. 야당이 국회에서 절대다수일 때 그간 정부 정책은 벽에 막혔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의 실질적인 통치 기간은 3년인데, 국회에서 가로막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대통령이 정치력을 발휘하면 좋을텐데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야당과의 협치는 거의 없었다. 프랑스는 동거정부(대통령과 총리의 소속 정당이 다를 때)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비슷한 시기에 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를 맞춰 대선 후 2개월 안에 총선이 진행된다. 우리도 대통령의 임기를 조정해 국회의원 선거와 비슷하게 대선을 치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겠다. 내각제를 도입하면 국회 다수당이 정부를 구성하는 책임정치가 구현된다. 권력의 불일치에서 오는 혼란이 거의 없다.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도 서둘러야 한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득표율보다 많은 당선자를 내는 정당이 나온다. 22대 총선(지역구)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득표율에서 국민의힘보다 5% 포인트 앞섰지만 의석수는 79% 더 많다.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여야의 의석 점유율이 비슷해 협치의 토대가 마련된다. 권력의 분산 못지 않게 협치의 장 마련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또 하나의 목표다.

탄핵안 가결 후 국민의힘이 먼저 대통령제 개편의 목소리를 냈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및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에서 “대통령 중심제가 과연 현실과 맞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인 대통령제를, 국민 의견이 더 반영될 수 있고 상생과 협력하는 제도로 변경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탄핵 심판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개헌 등 정치 개혁에는 소극적이다. 민주당이 민주주의 발전에 뜻이 있다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집권만 추구할 게 아니라 국가 발전을 위한 큰 그림 그리기에 동참하길 촉구한다.

최현진 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2. 2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3. 3트럼프 “이란과 대화 중…전쟁에 쓴 돈 베네수서 만회”
  4. 4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5. 5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6. 6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7. 7무면허 음주 뺑소니에 제지하던 사람 다치게 한 40대 항소심도 실형
  8. 8전조등 얼굴에 비췄다고 운전자 폭행한 50대 징역 6개월
  9. 9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웃돈 붙여 되판 10대 검거
  10. 10“나 감방서 나왔다”…출소 나흘 만에 또 스토킹한 60대 징역형
  1. 1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2. 2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3. 3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4. 4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7. 7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8. 8[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9. 9[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10. 10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1. 1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3. 3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4. 4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5. 5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6. 6‘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7. 7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8. 8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9. 9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10. 10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1. 1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2. 2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3. 3무면허 음주 뺑소니에 제지하던 사람 다치게 한 40대 항소심도 실형
  4. 4전조등 얼굴에 비췄다고 운전자 폭행한 50대 징역 6개월
  5. 5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웃돈 붙여 되판 10대 검거
  6. 6“나 감방서 나왔다”…출소 나흘 만에 또 스토킹한 60대 징역형
  7. 7[날씨칼럼] 가을 하늘, 안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8. 8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9. 9“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10. 10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1. 1“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7. 7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클릭으로 여는 독도
지긋지긋한 론스타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출석 거부하며 장외 사실호도 일삼는 지광
AI 해킹 범죄 고도화…수사 공백 해소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