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해양수도, 부산’을 선포한지 25주년이 되는 해이다. 또 2026년은 부산항 개항 1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니 ‘해양도시, 부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 2위의 환적중심항만, 세계 최대 조선산업의 중심도시, 해양수산 연구기관과 교육기관, 공공기관의 대부분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는 도시 등등 바다와 관련해서 부산을 빼놓고는 말을 할 수 없을 지경이다. 그러나 부산은 해양산업의 중심지임에도 불구하고 대형해운회사 본사의 60% 이상이 서울에 있다는 이유로 해운분야의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해양금융중심지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도, 해사법원 설립을 위한 노력에도 항상 이를 이용할 해운회사가 어디 있느냐고 하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우리나라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토균형발전을 통해서 수도권에 대칭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명분과 세계적인 해양도시 부산이 그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은 유일한 도시라는 점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드물다.

외항해운회사 본사 유치는 해양산업 관련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해양산업 관련 연구 개발 투자 증대 등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부산은 해운회사 본사 유치를 위한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해운 산업 경쟁력 강화, 인프라 확충, 인력 양성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선원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서 이 문제해결의 단초를 제공한다면 해운회사 본사 유치에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법무부가 추진 중인 인구소멸지역의 특화비자제도를 이용해서 부산의 인구소멸지역인 영도구, 중구 및 동구 등에 외국인 선원 특화비자지역으로 지정해서 내외항선 어디든 본사를 이들 지역에 두는 경우 외국인 해기사와 선원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외국인 선원 허브로 조성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외국인 선원특화비자지역으로 지정이 된다면 인구소멸지역에 외국인 선원과 그 가족이 거주하면서 인구유입효과도 동시에 거둘 수 있는 제도가 되면서 우리 국적선사에 외국인 선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장기근무 여건을 마련해 외국인 선원과 그 가족이 장기적으로는 귀화를 통한 한국인 선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해양도시 부산과 우리 해운산업을 위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해운업은 선박공급과잉이 반복되면서 재정적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해운기업에 가장 절실한 지원책은 해양금융지원과 선원의 안정적 공급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유력한 해운기업의 부산유치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질 여지도 있다.

한편 해상운송, 선박건조, 해상보험 등 해양 관련 분쟁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해사법원의 부산설립은 국제해운거래를 활성화하고 해양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해양산업 중심지인 부산에 해사법원을 설립하면 해사분쟁 해결을 위한 접근성을 높이고 해양 관련 기업들의 법률 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증대시킬 수 있어서 부산이 명실상부한 해운거래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다. 국제해운거래 활성화, 해양산업 경쟁력 강화, 해양 관련 기업 투자 유치 등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해사법률전문가를 양성하고 해사법률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데 기여해 부산을 세계 최고수준의 해양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다.

해양수도 부산이 지난 25년 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발전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해사법원 부산 설립과 외항해운회사 본사 유치는 부산이 해양산업을 선도하고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해양수도 부산 선포’ 25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항해해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