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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지역의 가치와 소중함

부산의 자연·도시 인프라, 세계 주요 대도시 중 탁월

BNK ‘조용한 혁신’ 시도…사회공헌 사업은 더 확대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  |   입력 : 2025-01-14 19:17:55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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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는 산전수전 다 겪은 늙은 어부 산티아고를 통해 자연에 맞서는 한 인간의 불굴의 의지와 희망을 풀어낸 작품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제목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해 ‘노인과 바다’만 남게 될 것이라는 대한민국 해양수도 부산의 암울한 미래를 비꼬는 우스갯소리로도 곧잘 회자된다.

노인과 바다뿐이라는 오명에 시달리지만 놀랍게도 부산은 당일치기 등산이 가능한 해발고도 800m 이상의 ‘산’이 있고,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5개 이상의 해수욕장과 국제무역항이 접한 ‘바다’를 끼고 있으며, 도심을 관통하는 폭 1㎞ 이상의 ‘강’과 3개 노선 넘게 ‘지하철’을 보유한 인구 ‘300만 명 이상’인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 전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도시라고 한다.

시드니 리우데자네이루 바르셀로나 샌프란시스코 상하이 등 내로라하는 세계 어느 해양도시도 이 모두를 갖추지는 못했다고 한다. 간혹 인프라의 값어치를 따져 발표되는 도시경쟁력 순위는 차치하더라도 부산이 대도시로서의 위용은 물론 천혜의 자연환경까지 갖춰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게다가 지역에 본사를 둔 BNK와 같은 종합금융그룹 존재 유무까지 추가된다면 단언컨대 부산이 정말 유일무이한 도시가 아닐까 하는 확신마저 든다.

이것이 바로 부산의 ‘본원적 경쟁력’이자, 우리가 간과한 부산의 흔한 ‘지역 가치’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고, 흔하면 싸고 귀하면 비싸진다고 한다. 부산 시민 중 몇십 년 동안 해운대 해변에 발을 디뎌본 적이 없다는 사람이 부지기수지만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해수욕을 즐긴다. 노인과 바다라는 비아냥을 역발상하면 부산만큼 은퇴한 실버 세대가 정착하기 좋은 입지도 사실 찾기 어렵다. 완성된 도시 인프라와 온화한 기후, 서울 대비 저렴한 주거비용 등에 더해 의료서비스를 포함한 유인책이 좀더 고도화 된다면 부산이 실버 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산업이 형성되면 일자리와 인구유입은 덤이다. 그리고 여전히 고액 자산가 대부분은 60대 이상 실버 세대라는 점도 주지의 사실이다.

BNK의 본원적 경쟁력도 결국 지역과 지역의 가치에서 창출된다. BNK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지역가치에도 집중하려는 이유다. 경쟁과 성장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의 가치와 현안에 천착하고 공감과 연결을 시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 금융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과 역할을 지속해서 찾아나가는 것은 BNK의 소명이자 숙명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과 지역의 가치는 BNK가 금융 본연의 역할은 물론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금융의 품격’을 지킬 수 있게 해준 토대이기도 하다. BNK는 매년 그룹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사회공헌 사업으로 지역에 환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최대 15%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이는 국내 금융그룹 기준으로는 최대 비율이다.

BNK만이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들에 집중할 때 금융의 품격은 더 빛을 발할 것이다. BNK는 최근 ‘우리’가 아닌 ‘고객’의 관점에서 혁신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거대하고 화려한 성과가 아닌 작은 변화들을 혁신의 목표로 정하는 등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조직과 인력을 지역과 고객의 관점에서 재편하고 지역에 강한 DNA를 바탕으로 계열사별 핵심 사업에 매진하는 한편, 지역을 구심점에 두고 비대면과 글로벌을 포함한 금융 영토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동남권 지자체 행정 통합 등 지역 현안은 물론 글로벌 허브도시, 신공항 개발, 우주항공 복합도시 건설 등 지역의 새로운 가능성에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다.

가치와 품격은 규모나 성과와는 결이 다르며 오직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성찰, 끈기 있는 도전이 있어야 비로소 외부로 드러난다. 우리의 현재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새로운 가능성에 용기있게 접목해 나간다면 지역의 가치와 BNK의 품격은 자연스레 격상되리라 본다. 스케일도 중요하지만 결정적 차이는 ‘디테일’이 만든다고 필자는 믿는다. 큰 바위를 뚫는 것은 시끄러운 비바람이나 요란한 태풍이 아니라 조용히 떨어지는 물방울이다.

지역과 BNK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다양한 내·외부 어려움으로 인한 성장의 한계, 그로 인한 시민과 고객의 이탈은 생존을 위한 변화를 요구받는 등 여러모로 닮아 있다.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지역과 BNK의 가치와 품격’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확고한 믿음으로 묵묵히 여정을 이어간다면 우리의 내일은 우리 스스로가 얼마든지 만들어갈 수 있다. 희망을 찾아 멕시코 만류(灣流)로 떠나는 노인과 바다의 산티아고처럼 지역과 BNK는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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