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격차는 창작과 모방의 차이다.”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로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창업자 량원펑(40)의 말은 도발적이다. 충격은 수치가 증명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AI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는 5890억 달러(846조6875억원) 증발했다. 2025년 우리나라 예산 677조4000억 원과 비교하면 그 충격을 짐작할 수 있다.
딥시크의 AI어시스턴트는 이날 미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오픈AI의 챗GPT를 2위로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딥시크가 추론 AI 모델인 딥시크-R1 시리즈를 출시한 지 일주일만이다. 이를 두고 “AI의 스푸트니크와 같은 순간”이란 평가가 나왔다. 냉전 시대 옛 소련이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려 미국과 우주개발 경쟁을 촉발한 것과 견줄 만큼 중요한 계기라는 이야기다. 딥시크가 몰고온 빅 쇼크다.
중국은 미국과 기술 패권을 다투고 있다. 미국은 AI 등 신기술에서 혁신을 거듭하며 중국에 한 수 위라고 여겨졌다. 그런데 중국이 미국의 수출 규제를 뚫고 미국 빅테크 기업과 비등한 수준의 AI 모델을 성공시킨 것이다. 그것도 AI 훈련 비용이 600만 달러 이하로 미국 빅테크 기업의 10분의 1 수준인데다 엔비디아가 개발한 고가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고도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이라는 고가 최첨단 AI 칩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엔비디아 주가 추락을 촉발했다. 물론 저가 매수 흐름에 따라 엔비디아 주가는 완만한 상승세를 회복하고 있으나 저비용 고효율이란 딥시크 충격은 전세계 IT업계를 뒤흔드는 요인이다.
딥시크 충격을 이끄는 량원펑이 중국 국내파인 점이 두드러진다. 중국 광둥성 출신인 그는 저장대 졸업생으로 2023년 12월 항저우시에서 딥시크를 설립했다. ‘인간 수준의 AI 개발’이 목표다. 그는 “AI는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중국이 영원히 AI 분야에서 추종자로 남을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140명 남짓한 연구개발(R&D) 인력 대부분이 중국 명문 대학 출신이다. 그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또다른 AI 스타트업 문샷을 세운 칭화대 출신 양즈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허카이밍과 함께 ‘중국 3대 AI 영웅’으로 꼽힌다. 미중 기술패권전쟁은 딥시크 충격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딥시크 로고는 고래다. 정보의 바다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지 두고볼 일이다.
정상도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