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가 3일부터 열린다. 여야는 이날 개회식을 시작으로 10~11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 12~14일 대정부 질문을 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임시국회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내란특검법을 비롯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국민연금 개혁, 반도체특별법을 포함한 각종 민생법안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하나 하나 중요성과 파급력이 매우 크지만, 여야는 주도권을 쥐기 위해 샅바싸움만 벌이고 있다. 1월 국회가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에 매몰돼 사실상 민생 논의가 실종 상태였던 점을 상기하면 2월 국회는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하는데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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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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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급한 건 아마도 예산 문제일 것이다. 역대급 침체에 빠진 경기 부양을 위해 어느 정도 확장 재정이 필요하다는데 대부분 공감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보다 조속한 추경을 언급했고, 그간 추경에 회의적이던 최 대행마저 ‘검토 가능’으로 최근 입장을 바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인공지능(AI) 산업 중요성을 강조하며 추경에 걸림돌이 된다면 ‘전국민 25만 원 지급’ 주장을 포기하겠다고 물러섰다. 국민의힘도 추경 자체의 필요성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연말 민주당의 삭감 예산 일방 통과를 비판하며 거부감만 드러낼 것이 아니라 집권여당으로서 보다 확실한 대안과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고갈되어가는 국민연금 역시 국가 미래를 위해 개혁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되는 과제다. 연금 개혁은 현 세대가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과업이다. 여야는 이미 21대 국회에서 ‘보험료율 13%와 소득대체율 45%’라는 모수개혁에 거의 합의를 봤다. 현재는 모수개혁이라도 하자는 민주당과 구조개혁까지 함께 해야 한다는 국민의힘이 대치 상태다. 여당이 말하는 구조개혁은 모수개혁보다 훨씬 어렵다. 둘 다 하자는 건 둘 다 하지 말자는 뜻이나 같다.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중국의 저가 AI인 딥시크 충격을 보나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을 보나 반도체특별법을 비롯한 여러 관련 산업 지원법 마련도 골든타임 준수가 필수다.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연말연시와 설 연휴 풍경을 돌아보기 바란다. 수도권은 그나마 나을지 모르지만 비수도권에서는 중심 유흥가라 불리는 곳마저 휑한 분위기다. 건물마다 임대 현수막이 붙어있는 모습을 보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로 체포되는 사태를 겪으며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을 비롯한 관련자가 거의 구속 기소됐고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그것과 별개로 국가는 돌아가야 하고 국민 생활은 계속되어야 한다. 여야는 어느 한쪽이 제시하는 의견을 그저 정쟁용으로 소비하지 말고 무엇이 국민을 위하는 길인지 고민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조기 대선을 의식해 중도층 잡기라는 얕은 꾀만 부린다면 모든 걸 잃는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