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우주를 향해 쏴라

허남영 국립부산과학관 전시교육본부장

  • 허남영 국립부산과학관 전시교육본부장
  •  |   입력 : 2025-02-10 18:47:29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화제다. 많은 제작비와 인기 연기자들이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방송사의 역대 드라마 중 최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처음 가제는 ‘지구를 떠나거라’였다고 하는데, 이 유행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필자는 개그맨 김병조는 물론 드라마 제목이 된 이경규의 유행어도 기억하며, B급 감성을 즐길 줄 아는 편이라 몇 편을 시청해 봤다. 작가는 우주개발 경쟁 및 기술이 아니라, 우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과학관에서 근무하는 필자에게 흥미로운 부분은 무중력 상태의 연출이었다. 인공위성 내부의 무중력 현상은 보는 이들에게 신비롭지만 과학적인 설명은 쉽지 않다. 인공위성 내부라 하더라도 지구 중력이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원운동하는 인공위성 안에서는 카메라도 중력을 받아 지구방향으로 낙하하기 때문에 이 카메라로 촬영하면 다른 물체들이 지구 반대방향으로 가속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중력이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촬영된 드라마에서 인공위성 안의 무중력 장면은 어떻게 촬영될까? 드라마 메이킹 영상을 보면, 배우들은 허리 부분에 특수 장치를 부착하고 촬영한다. 이 장치는 모빌처럼 긴 막대 구조로 생겨서, 막대 가운데 부분은 와이어로 천정 롤러에 연결돼 연기자가 좌우로 이동할 수 있다. 반대쪽에서는 시소처럼 연기자를 들었다내렸다 하고, 2~3명의 보조 인력이 배우와 함께 움직이며 팔이나 다리를 밀거나 돌려 무중력 속 움직임을 연출한다. 이후 후반 영상작업을 통해 장치와 보조인력을 모두 제거한다.

이때 보조 인력과 장비는 크로마키 기법을 활용하기 위해 초록색 의상을 입고 촬영한다. 그런데 색의 3원소인 R(레드) G(그린) B(블루) 중에서 왜 하필 초록색일까? 우선 인간의 피부색과 명확히 구별되며, 사람들이 흔히 옷으로 착용하지 않는 색상이기 때문에 영상 편집 시 구별이 잘 돼 잘라내기 쉽기 때문이다. 또, 디지털 카메라 센서는 한 유닛이 2*2의 사각형 구조라서 네 개의 센서가 들어가는데, 1, 3 사분면에 대각선으로 R, B가 배치되고, 2, 4 사분면에 G가 2개 배치되어 초록색 센서가 2개 배치된다. 이는 인간의 눈이 초록색에 가장 민감해서 이 파장의 정보가 많아야 자연스럽게 인식하며, 영상의 밝기(휘도)에 기여하는 것도 B, R, G 순서대로 1:3:6 정도로 초록색이 가장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잘라낸 부분엔 가려졌던 뒷부분을 합성해야 한다. 초창기에는 첫 촬영의 카메라 움직임을 정확히 기록한 다음 그대로 따라 움직이면서 배경만 촬영해 합성하는 방법을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발달해 3D 가상공간을 만들고, 카메라 위치와 방향에 따라 배경이 어떻게 보이는지 컴퓨터로 생성한 다음 합성한다.

국립부산과학관도 2020년에 크로마키 기법을 체험하는 교실을 구축했다. 처음에는 유튜버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미디어 역량을 교육하기 위해 기획됐으나,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원격 교육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활용됐다. 이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장비와 시설이 필요했는데, 다행히 BNK부산은행의 후원을 받아 고품질의 교육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우주는 기술 개발과 자원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무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화성에 성조기를 꽂겠다고 선언했고, 우리나라도 우주청을 설립해 우주 경제 강국 실현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괴짜로 알려진 KAIST 이광형 총장은 과학고 및 영재고 교사들에게 ‘학생들을 우수 과학 인력으로 양성하는 것은 과기원이 할테니, 유능한 학생들이 과학자의 꿈과 소명을 가질 수 있도록 애써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과학관 역시 아이들이 ‘우주를 꿈꾸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바람을 담아 과학관은 올해 1월 유아 전용관인 ‘새싹누리관’을 우주탐사를 주제로 10년 만에 새롭게 개관했다. 과학강국이 된 20년 후 과학관에서 꿈을 키운 아이가 우주비행사가 돼 우주로 나아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3. 3[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4. 4[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5. 5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6. 6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7. 7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8. 8‘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9. 9[속보] 다카이치 총리, 야스쿠니 가을 제사 공물 봉납
  10. 10"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1. 1[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2. 2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3. 3[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4. 4[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5. 5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6. 6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7. 7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8. 8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9. 9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0. 10李대통령, 부상 소방관·장병 쾌유기원…“천금 준들 아깝겠나”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3. 3"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6. 6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7. 7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8. 8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9. 9‘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0. 10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3. 3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4. 4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5. 5‘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6. 6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7. 7"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8. 8이태원 참사 유족, 4주기 앞두고 진상규명 촉구…"책임자 처벌" 외치기도
  9. 9부천 공장 화재, 금속 세척 작업 중 '유증기 스파크 발화' 추정
  10. 10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