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9년간 총 2조3000억 원 규모의 ‘산업 전환 녹색펀드’가 조성된다. 부산시는 지난 10일 ‘펀드 조성 발표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매년 부산·울산·경남 기업 5곳 정도에 최대 500억 원씩 총 2500억 원이 투자된다. 제조업 분야 중소·중견기업 대상이다. 그동안 신생 기업이나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 지원은 많았으나 중소·중견기업에 혜택이 돌아가는 펀드는 거의 없었다. 수도권 중심으로 돌아가던 기업 투자 펀드가 동남권에도 적용됨으로써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철저한 준비로 목표 달성에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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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산업전환 녹색펀드’ 조성 발표 간담회가 지난10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금융위원회 주도로 진행된 중견기업전용펀드를 활용했다. 여기에 산업은행 투자와 시 예산을 투입함으로써 녹색펀드를 조성하게 됐다. 5대 시중은행은 지난해부터 중견기업전용펀드를 조성했다. 매년 2500억 원씩 총 9년간 모은다. 부산시는 매년 중견기업전용펀드 중 500억 원을 녹색펀드의 모펀드로 유치하기로 했다. 여기에 부산시 41억 원, 산업은행 10억 원을 태운다. 매년 551억 원을 모펀드로 활용해 민간 금융사으로부터 자펀드를 모집할 계획이다. 매년 2500억 원의 자펀드 조성이 목표다.
이렇게 자금을 조성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부산이 처음이다. 그동안 정부가 주로 마련했다. 자치단체 예산을 펀드에 출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연구 끝에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법 시행령 제44조의 2항을 근거로 투자 밑그림을 그렸다. 한국산업은행이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소멸대응을 위해 정부 지원 자금 또는 내부 자금을 출자할 때 지자체가 여기에 출자할 수 있다. 은행 이전 업무로 소통하던 부산시가 산업은행 측과 협의해 출자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이 같은 대규모 자금은 주로 수도권에서 쓰였다. 펀드도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이 많고 성장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기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중견기업전용펀드 역시 이 프로젝트가 없었다면 동남권에는 거의 지원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이 펀드의 20%를 동남권에 유치한 것은 큰 성과다. 금융위와의 인사 교류 역시 사업 출발의 밑거름이 됐다.
자금만 투자받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값지다. 펀드 지원 대상이 되면 인공지능 도입 등 산업 고도화와 탄소중립 같은 녹색 전환 등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 모펀드를 운용하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컨설팅을 담당한다. 이 회사는 정책 펀드 운용사로 산업 전환 등에 경험과 정보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 기업의 디지털 전환 및 탄소중립 대응 수준은 미약하다. 부산연구원의 2023년 실태조사 결과 탄소중립 대응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이 73.5%, 디지털전환 계획이 없다는 기업이 50.2%에 달했다. 부산시는 대상 기업 발굴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이번 펀드 조성을 부산 경제 체질 개선의 촉매로 활용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