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트럼피즘 2.0’…세계질서 재편의 서막

성현철 전 언론인·국제학 박사

  • 성현철 전 언론인·국제학 박사
  •  |   입력 : 2025-03-05 18:37:19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세계를 긴장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관세폭탄에 이어 그린란드 파나마운하 가자지구 관련 잇단 발언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백악관 충돌까지… 도대체 그가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수년 전 이미 ‘아메리칸 퍼스트’라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철학, 곧 ‘트럼피즘’을 경험한 바 있다. 보호무역과 반글로벌리즘에다 공격성까지 갖춘 독특한 정치철학이 아니던가. 필자는 그의 이러한 성향을 ‘포퓰리즘적 보수주의’라고 표현하곤 한다. 그는 취임 후 이웃인 캐나다 멕시코를 상대로 25% 관세 부과에 이어 철강 반도체 등 주요 생산품에 25% 관세, 모든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를 잇따라 발표했다. 이처럼 관세를 퍼부은 것은 엄청난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강력한 의지 정도로 해석됐다.

하지만 ‘트럼피즘 2.0’으로 재무장한 그의 행보는 그 정도가 아님을 보여준다. 특히 우크라이나 종전협정 추진 과정은 점입가경이다. 그는 러시아 점령지 인정, 우크라이나 NATO가입 불가 등 러시아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협상 과정에 우크라이나는 배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유럽도 뒷전이다. 실제로 지난 2월 18일 미국 러시아는 종전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개최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자기 영토를 침범한 나라에 의해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는 데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구축된 ‘무력에 의한 영토확장 금지’라는 세계질서가 붕괴 위기에 처한 것이다. 더구나 지난달 28일 백악관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 정상회담이 파행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거의 내쫓기는 수모를 당했다.

트럼프의 이런 행보에 대한 NHK 등 일본 언론의 분석이 흥미롭다. 우크라이나 전쟁 정전협상을 두고 ‘얄타회담 2.0’이라고 진단한다. 트럼프가 추진하는 협상이 얄타회담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2차대전 종전이 임박한 1945년 2월 미국 영국 소련 등 3개국 정상이 흑해 연안 크리미아반도의 휴양지 얄타에 모였다. 독일을 미·영·불·소 4개국이 분할 점령하는 등 전후 세계질서를 정리한 회담으로 평가된다. 시쳇말로 초강대국 정상들이 전리품을 나눠먹은 회담이었다. 특히 이 회담에서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이 소련의 일본전쟁 참전을 승인한 점은 너무도 뼈아프다. 전후 한반도에 미국과 소련이 분할 점령하는 빌미가 됐다. 이로 인해 한반도는 분단되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련의 퍼포먼스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 필자는 3가지 로 분석한다. 첫째가 향후 도래할 미국과 중국 양극체제 대비용으로 보인다. 중국의 급부상을 막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냉전시절인 1971년 미국이 소련 견제를 위해 중국과 관계개선을 추진한 ‘핑퐁외교’를 연상시킨다. 그린란드 파나마운하 가자지구 등에 대한 그의 발언은 지정학 차원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 포석이다. 마지막으로 관세폭탄은 무역적자 해소와 제조업 육성을 통해 미국의 경제력을 확대하기 위한 다목적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트럼피즘 2.0’을 세계질서 재편의 서막으로 보고 있다. 미중간 대결구도가 ‘미국-러시아 vs 중국’의 구도로 재편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으로 러시아가 부상하는 흐름이다.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는 반면 유럽의 영향력은 축소되고, 인도의 부상이 점쳐지고 있다.

결국 침략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확보하는 성과를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수많은 생명을 잃고 광물자원을 전비로 바쳐야 할 운명에 처해있다. 국제관계는 힘의 논리임을 다시한번 보여주고 있다. 이미 얄타회담을 통해 우리는 남북분단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겪었다. 약소국의 말로를 보는 것 같아 안쓰러울 뿐이다.

물론 대한민국은 이제 약소국이 아니다. 경제력 세계 13위(GDP), 군사력 세계 5위의 탄탄한 국가다. 하지만 여전히 자원 없는 분단국이다. 트럼피즘 2.0으로 더 강해진 트럼프 정부는 관세로, 또 군비분담금 증액 요구로 압박해 올 것이다. 세계질서 재편이란 흐름 속에서 한반도 주변 정세 역시 짙은 안개에 파묻히는 형세다. 안타깝게도 우리 정국은 탄핵을 둘러싼 정쟁으로 여전히 어지럽기만 하다. 우리는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라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7. 7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8. 8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9. 9‘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0. 10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1. 1‘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2. 2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3. 3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4. 4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5. 5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6. 6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7. 7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8. 8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9. 9[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10. 10"법령 검토해 결정하겠다"던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4. 4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7. 7“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8. 8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9. 9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10. 10예탁원 나눔재단, 17년째 지역상생 실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7. 7“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8. 8“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9. 9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10. 10구·군 일손 적고 주인 자비부담 꺼려…슬레이트 철거 하세월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3. 3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6. 6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9. 9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10. 10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주당 ‘13.7시간’ 고용
발가벗겨진 사우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미래대응기금, 지방재정 기반 흔들어선 안 된다
단일종목 ETF 졸속 심사 인정…책임 소재 밝혀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문화예술의 시대
다민족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