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17일 라면과 과자 가격을 인상했다. 앞서 지난주 맥도날드가 햄버거 가격을 10개월 만에 다시 올린다고 예고했다. 농심은 신라면 50원, 새우깡 100원 등 17개 브랜드 가격을 평균 7.2% 높게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국맥도날드는 오는 20일부터 빅맥세트 등 20개 메뉴 가격을 100~300원씩, 평균 2.3% 비싸게 판다. 이에 앞서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도 빵과 케이크 가격을 5% 정도 높게 책정했다. 스타벅스와 할리스 등 주요 커피 브랜드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들어 이전보다 높은 가격을 매긴 식품업체는 10곳이 넘었다. 업체는 원자재 비용과 환율 상승으로 부득이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수익성이 악화돼 불가피한 조처라며 양해를 구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봇물 터지듯이 식음료품 가격이 뛰는 느낌이다. 탄핵 정국으로 정부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실행했다는 지적에 공감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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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신라면이 진열돼 있다. 농심은 이날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을 포함, 라면과 스낵 17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신라면 가격은 소매점 기준 950원에서 1000원으로, 새우깡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른다. 연합뉴스 |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2.0%로 전월(2.2%)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강달러로 인한 원화 가치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오르면 물가에 반영되므로 정부 물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식음료품 가격 인상과 함께 외식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호텔 뷔페를 이용하려면 이전보다 3%가량 돈을 더 내야 한다. 김치찌개와 비빔밥 등 일반 외식 물가도 오름세다. 배추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자료를 수집한 1995년 이후 3월 기준 최고가다. 요즘 시내 식당에선 웬만한 밥값이 1만 원 이상이다. 정부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 1.8%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탄핵 정국 속에 정부의 물가 관리는 보이지 않는다. 농식품부 차관과 실장 등이 업체 관계자를 만나 물가 안정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 입김이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원자재값과 환율 상승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조기 대선이든 윤석열 대통령 복귀든 국가 리더십이 회복되기 전에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깔렸을 것이다. 국민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경제부총리답게 경제를 잘 챙길 것으로 믿었다. 최 대행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민생경제를 챙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물가 관리에 소비자 체감도는 떨어진다.
정부 부처 한 장관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뾰족한 수가 없다”고 발언해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의지가 없어 보이는 이런 언급에 국민은 실망한다. 장관이 이 정도니 일선 공무원은 말해 뭐 하겠는가. 지금 경제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 수출 내수 물가 성장률 등 어느 하나 호전되는 게 없다. 모두가 대통령 탄핵 심판만 바라보고 기본을 챙기지 않아 빚어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