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최태호의 와인 한 잔] 특권의식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  |   입력 : 2025-03-23 18:59:19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배가 정박할 때 어느 지점에 닻(anchor)을 내리면 그 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근처를 맴돌게 된다. 이처럼 사람들에게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처음 입력된 정보가 이후의 의사결정과 판단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을 마케팅에서 ‘앵커링 효과’라고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가격에 대해 형성된 고정관념이 소비 습관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게 된다.
마데이라와인을 실어 나르는 배들이 닻을 내리고 있는 포르투갈의 포르토항.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앵커링 효과를 가장 잘 활용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부동산 협상이나 국제 거래에서 매우 높은 요구 조건으로 시작해 협상의 기준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양보를 통해 상대방이 이익을 얻었다고 느끼게 만들면서 본인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다. 또한, 중요한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Make America Great Again(MAGA)’ 같은 슬로건을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이는 청중이 그의 메시지를 쉽게 기억하게 하고, 그것이 진실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구체적인 이야기처럼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복잡한 이슈를 더 쉽게 전달하고 청중과의 감정적 연결을 강화한다.

흔히 남보다 더 잘났다고 우쭐대거나 사회 정치 경제적으로 특별한 권리를 누리고자 하는 태도를 특권의식이라고 한다. 돈 지위 권력 명예가 주는 특권의식은 우대와 면제를 기대한다. 하지만 돈이 많고 지위가 높을수록 그만큼 사회와 남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책임감을 가지면 특권의식을 극복할 수 있다.

TV 뉴스 진행자, 이어달리기의 마지막 주자를 ‘앵커’라고 부르는 것은 그들이 우리에게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이길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앵커라는 호칭을 받을 수 있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특권은 주어진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업무 수행과 관련된 규정과 권한에 근거해 행사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 봉사 정신보다 특권의식이 많은 이유는 권력과 책임의 불균형, 업무에 대한 무관심 또는 부족한 역량, 경제적 보상 부족 등 다양한 요인들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프랑스 요리계의 거장 알랭 뒤까스와 20년 넘게 호흡을 맞춘 수석 소믈리에 제라드 마종은 “소믈리에 업무의 핵심은 소비자의 요구와 기대에 맞춰 와인을 제안하는 일이지만 그의 행동반경은 레스토랑에 한정되지 않는다. 포도밭을 다니며 다양한 테루아를 경험하고, 그곳에서 나는 와인을 시음하는 것도 모두 소믈리에의 업무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와인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새로운 와인을 마셔보고 싶어 하지만 돈과 시간 만 낭비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게 된다. 그냥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 늘 마시게 된다. 미국의 유명한 사회 심리학자 ‘필립 조지 짐바르도’는 “인간의 행동은 타고난 성격적인 문제 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이나 사회적 경험에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전하는 방식이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 맛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처럼 소믈리에가 와인을 전달하는 방식도 우리가 자주 마시는 와인 맛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선한 영향력을 주는 전문가들, 특권의식을 책임감으로 바꾸고 모든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믿음을 주는 ‘앵커’이다. 그들의 선한 ‘앵커링 효과’가 넘치는 세상이 그립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 또 피격 12명 사망 309명 부상
  2. 2한화 김승연 회장 “한화DNA로 난관 뚫어내자”
  3. 3[속보]임은정 광주중수청장 “중수청 1호 감찰 대상 돼 안타깝고 서글퍼”
  4. 4[속보]'가평 계곡살인' 이은해, 남편 유족연금 2년넘게 1300만 원 챙겨… 환수 0원
  5. 5찬바람 부는 건설업…'비자발적 이직' 35개월來 30만명 돌파
  6. 6경기 안성 한 국도서 승용차 비탈길 추락, 30대 운전자 사망
  7. 7주진우 "대구 천장 붕괴사고 때 이 대통령 골프, 참사때마다 벌써 세 번째"
  8. 8울산 북구, 내년 구의원 월정수당 15% 인상안 주민 의견 듣는다
  9. 9윤호중 행안부장관, 임은정 광주 중수청장 감찰 지시
  10. 10극지해양미래포럼, 오륙도 조간대 체험·플로깅 행사 개최
  1. 1주진우 "대구 천장 붕괴사고 때 이 대통령 골프, 참사때마다 벌써 세 번째"
  2. 2울산 북구, 내년 구의원 월정수당 15% 인상안 주민 의견 듣는다
  3. 3이 대통령 "팬스타아크로호 귀항 축하, 이번 성과 바탕으로 북극항로 시대 준비"
  4. 4우크라 갈등에 한미 정보협력 난기류까지…靑 고심
  5. 5국힘 이소희 의원, 첫 국정감사서 ‘일일 우수의원’
  6. 6노무현·박원순 소환한 이 대통령 "품격없다 비난해도 SNS 소통 계속할 것"
  7. 7[2026 국감 브리핑] 정진욱 “이전지역인재 의무채용, 꼼수 방지 위해 예외 조항 재검토해야”
  8. 8與 김용민 “자리 탐하려 정치한것 아냐”…李 대통령에 반박 해석
  9. 9與 “한동훈 딸 수사 덮었나”…법무장관 당시 수사개입 의혹 공세
  10. 10나경원 ‘젤렌스키 감사 서한’에 與 “매국”…나 “친북 정권”
  1. 1한화 김승연 회장 “한화DNA로 난관 뚫어내자”
  2. 2찬바람 부는 건설업…'비자발적 이직' 35개월來 30만명 돌파
  3. 3극지해양미래포럼, 오륙도 조간대 체험·플로깅 행사 개최
  4. 42030년엔 로봇용 D램, 20배 증가 전망…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호재’
  5. 5"국세 체납액 116조원 돌파…미납에 따른 가산세 급증"(종합)
  6. 6“농지 전수조사 내용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세요”
  7. 7삼양사, 최근 3년 반 동안 공정위 과징금 가장 많이 매겨져
  8. 8배달 문화 자리 잡으면서 불만도 급증… 5년여 간 소비자 상담 9430건
  9. 9‘개 식용 종식’ 순조롭게 진행… 농가 1537곳 중 1339곳 문 닫아
  10. 10동남권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 부울경 스타트업 11곳 IR 데모데이
  1. 1[속보]임은정 광주중수청장 “중수청 1호 감찰 대상 돼 안타깝고 서글퍼”
  2. 2[속보]'가평 계곡살인' 이은해, 남편 유족연금 2년넘게 1300만 원 챙겨… 환수 0원
  3. 3경기 안성 한 국도서 승용차 비탈길 추락, 30대 운전자 사망
  4. 4윤호중 행안부장관, 임은정 광주 중수청장 감찰 지시
  5. 5경남도, '걸으면서 느끼는 단풍 여행지' 4곳 소개
  6. 611일 부울경, 구름많고 경남 서부내륙엔 소나기 소식도
  7. 72027학년도 대입 수시, 지역인재·지역의사제 전형 전년대비 40% 지원 증가
  8. 8'대구 상가 천장 마감재 붕괴사고', 경찰 합동감식 진행
  9. 9울산 5개 구·군 재정자립도 모두 4년 전보다 하락
  10. 10'이웃 간 강력범죄'까지 부르는 층간소음, 10년간 전화상담 35만 건 넘어
  1. 1유현조, 여자골프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 정상…시즌 2승
  2. 2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3. 3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4. 4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5. 5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6. 6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7. 7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8. 8“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9. 9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10. 10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배우 한선화
유튜브 쇼츠 정치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삼전 영업익 107조 시대…미래기금 지방우대 필요하다
‘부캉이 열풍’이 던진 부산관광 활성화의 과제
세상읽기 [전체보기]
빚을 물려받는 사회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면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