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공사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는 신공항 예산 1조 원을 이미 확보했다. 모든 사업의 시작은 현지 주민 보상이다. 부산시는 최근 편입부지 내 분묘개장을 공고하고 보상 절차에 들어갔다. 신공항 접근 교통망 공사는 철도 일부와 도로 사업자를 찾지 못해 다소 지연됐으나 얼마전 조건을 바꿔 입찰하기로 해 이번엔 사업자 선정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산 도심에서 공항 접근성을 높일 도시철도망도 구체화하고 있다. 해운대 오시리아에서 부전과 북항을 거쳐 가덕도에 이르는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 사업이 부산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의 1순위로 정해졌다. 신공항 사업의 속도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항만·물류·교통 관련 민관 싱크탱크가 지난해 말 결성한 ‘가덕도신공항 거버넌스’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부산 시민이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에 민감한 데는 이유가 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문제가 20년 넘게 표류해왔기 때문이다. 되는가 싶다가도 정권이 바뀌면 매번 원점으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공항 건설이 확정된 이후에도 특정 계기만 생기면 수도권 언론을 중심으로 무용론이 제기돼 발목을 잡았다. 2030월드엑스포(세계박람회) 부산 유치가 불발되고 부지공사 사업자 선정마저 차질이 빚어지자 “공항 건설을 재검토해야 한다. 준공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관련법 조직 예산이 모두 정해졌는데도 매번 이런 일이 반복되니 긴장을 놓을 수 없다.

공항 건설에 4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돌발 상황이 생기면 사업이 줄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토지보상, 사업자 선정, 공사 진행 등이 하나도 어긋남 없이 돌아가야 빠듯한 공기를 맞출 수 있다. 공사기간 준수 못지 않게 중요한 건 공항의 품질과 완성도다. 최근 무안공항 참사나 에어부산 화재 등 항공기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가덕도신공항이 바다를 메우는 해상공항인만큼 조류 안개 강풍 등 예상 가능한 모든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는데 정부와 시공사는 기술력을 집중해야 한다. 개항 이후 늘어날 항공 수요에 대비해 확장 여지를 남겨두는 작업도 부산으로선 중요하다. 2029년 12월 부산이 명실상부 트라이포트 시대를 열기 위해 한치의 실수나 머뭇거림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