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과거 우리나라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로 사용된 건물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이용하는 본관이 지나치게 크고 건물들이 지나치게 넓게 분산돼 문제가 됐다. 이 때문에 대통령 후보들은 “국민과 함께 호흡하겠다”며 청와대 집무실 이전 공약을 단골로 채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 당시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겨 친구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호와 의전, 시민 불편을 들어 무산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2년 대선 승리 후 내놓은 국정 추진 1호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이었다. 애초 광화문 집무실을 공약했으나 당선 열흘 만에 용산 집무실로 바뀌었다. 용산은 지하 벙커 등 안보시설이 구축돼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였다. 당시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안보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미국이 대통령실을 감청한 사실이 드러났고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까지 침투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전 비용도 예상보다 늘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496억 원이라고 발표했으나 ‘부대비용’이라는 명목으로 국방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 예산 396억 원이 추가 투입됐다.
윤 대통령 파면으로 용산 집무실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 대선후보들이 입주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과정에 무속인 천공과 명태균 씨의 조언이 있었다는 사실이 공개된 탓이 크다. ‘불통’과 ‘주술’의 장소가 된 셈이다. 또 ‘비상계엄을 모의한 장소’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무시할 수 없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용산 시대 막을 내리고 청와대로 복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청와대 방문객이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고 한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시로 옮기자는 행정수도론이 주목받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여기에 찬성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역시 지난 대선에서 이를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2004년 헌법재판소가 노무현 정부의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며 서울이 관습헌법상 수도라는 점을 명확히 한 점도 걸림돌이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용산 대통령실을 해체하는 것도 논란이다. 대선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비용 문제를 들어 용산 집무실 이전에 부정적이다. 차기 대통령 집무실 자리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차기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이은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