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이다. 지난달 29, 30일은 사전투표였다. 본투표일인 3일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4295곳에서 투표할 수 있다. 1542만3607명이 사전투표를 했다. 전체 유권자(4439만1871명)의 34.74%다. 2896만여 명이 투표해야 하는 날이다. 이번 선거 역시 네거티브 공세 속에 비방과 선동이 난무했다. 정책과 비전이 묻힌 채 혐오가 판을 쳤다. 후보자 가족까지 공격하는 등 선을 넘기도 했다. 낙담한 유권자들은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한다. 차악이라도 선택하는 게 선거다. 최악이 대한민국호의 키를 잡게 할 순 없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 5A홀에서 김문관 부산시선관위 위원장 등이 개표소 설비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6개월 만에 치르는 대선이다. 국회에서 계엄령을 해제했을 때 조기 대선을 예상한 국민이 많았다. 6개월은 긴 시간이다. 후보들 간 비방 속에 이번 선거를 왜 치러야 하는지 잊어버린 유권자가 상당수 있을 것이다.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는 실재했다. 국회에 계엄군이 투입돼 국회의원 보좌관들과 대치한 모습이 생중계됐다. 국회 상공을 비행한 군용 헬기 소리에 모두가 놀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금도 비상계엄이 대국민 계몽용이었다고 주장한다. 국민과 정치인이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고 생떼를 부린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집회 현장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다.

오늘은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날이어야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 새날을 여는 밑거름이다. 정치인들에게 국민 무서움을 보여줘야 할 때다. 그래야 망상이 발 붙이지 못한다. 정치인들 정신이 번쩍 들게 해야 할 것이다. 대화와 타협 없이 일방 독주하는 정치 세력, 국민과 소통 없이 자기들 이익만 챙기는 세력,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게 미래가 없음을 깨우치는 선거 말이다. 6·3대통령선거는 갈등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분수령이다. 선거 판세는 투표 시간이 끝난 후 발표되는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당선인은 자정 넘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승자는 포용, 패자는 승복의 민주주의 규범을 지키는 게 도리다.

이번 선거는 후보자 검증 기간이 부족했다. 오늘 하루라도 후보자 정책과 자질을 한 번 더 확인하고 투표장에 나가길 바란다. 누가 무너진 민생을 살릴 적임자인지 신중히 결정해야 우리나라 미래가 열린다. 투표 포기가 민주주의 최대의 적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국민 삶이 달라진다.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거짓 선동이다. 그동안 치러진 스무 번의 대통령 선거를 되돌아보면 답이 나온다. 내표가 사표가 된다는 인식은 위험하다. 당선이 안 됐을 뿐이다. 유권자가 던진 표는 새로운 정치를 여는 미래 씨앗이다. 소중한 투표가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선거관리위원회에 철저한 관리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