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 기념식이 지난 5일 제주에서 열렸다. 1997년 서울 개최에 이어 28년 만에 국내 두 번째 행사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이 주제였는데 대통령 선거 기간과 맞물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세계 환경의 날은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 개최 때 제정됐고,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법정기념일인 ‘환경의 날’로 정했다.
국제사회는 50여년 전부터 지구환경 보존을 위한 공동 노력을 약속했지만, 그 다짐이 무색하게 기후위기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대형화하는 홍수 장마 등에 이어 올 3월 사상 최악의 영남 산불을 겪으면서 우리나라도 기후재난 안전지대가 아님을 재확인했다. 세계 환경의 날을 즈음해,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터전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울한 경고장이 날아들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지난달 말 공개한 ‘전 지구 1~10년 기후 업데이트(GADCU)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5년 중 적어도 한 해는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1850∼1900년)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을 확률이 86%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직전 2020년 보고서 때는 40%였다. 통상 지구온도 ‘1.5도’는 ‘기후위기를 막는 마지노선’으로 불린다. 2015년 파리협정의 ‘기온 상승폭 1.5도 이하 목표’가 지난해(1.55도 상승) 처음 깨진데 이어, 향후 5년 간 폭염과 홍수 가뭄 등 재해의 규모와 빈도가 훨씬 심해지리란 전망이다.
더욱이 1%의 희박한 확률이지만, 2도 이상 상승 가능성도 최초로 제시됐다. 기후 전문가들은 1.5도와 2도 차이는 단순 온도 차를 넘어선다고 한다. 여름철 북극 해빙은 1.5도 상승하면 100년에 한 번 사라지지만, 2도에서는 10년에 한 번씩 완전히 없어지며, 물고기 서식처인 산호초는 1.5도에서는 70~90% 감소하지만 2도에서는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해수면 상승 폭도 2도에서는 최대 1m가량으로, 1.5도로 제한하면 전 세계 해안가 대도시(부산 인천 포함)의 1000만 명 이상이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지구온도를 더디게 올리려면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지만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 중 하나인 미국은 지난 1월 파리협약 탈퇴를 재차 선언, 기후위기 대응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탄소배출 감축은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당장 먹고사는 일과 큰 관련이 없다 보니 그 중요성을 자꾸 잊는 우를 범한다.
임은정 편집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