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경제 유튜브채널 ‘슈카월드’가 최근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에 대응하겠다며 소금빵과 베이글 등을 개당 990원에 판매해 화제가 됐다. 서울 성수동에서 지난달 30일 빵집 임시매장을 열었는데 영업 시간 전부터 수백 명이 대기하는 것은 기본이고 3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빵을 샀다는 인터넷 후기가 이어졌다.
구독자 361만 명을 보유한 경제 유튜버 슈카가 연 빵집이라 관심이 쏠린 점도 있으나 소비자들은 파격적인 가격에 열광했다. 슈카는 “빵플레이션에 대응하려고 이번 기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빵플레이션은 빵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치솟는 빵값을 빗댄 신조어다.
실제로 빵값은 3월부터 6개월 연속 6%대로 고공행진이다. 8월 빵 물가지수는 138.61(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의 3배 이상에 달한다. 빵 주재료인 밀가루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향으로 오른 뒤 지난해 9월부터는 하락세다.
슈카월드는 버터 달걀 등 고가 원재료는 물론 인건비와 포장비를 최소화해 저렴한 빵을 만들 수 있었다. 유명 유튜버라는 점을 활용한 박리다매 전략도 한몫했다. ‘990원 소금빵’은 베이커리 업계를 뒤흔들었다. 거품을 뺀 가격으로 생산이 가능한 데 빵값이 비싸다는 소비자 지적이 잇따랐다. 빵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현실과 동떨어지는 가격이라며 반발했다. 비싼 인건비와 임대료, 제빵 원재료 유통구조를 무시한 채 일반 빵집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만들었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빵값이 주요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공주대 산학협력단의 ‘제빵산업 시장분석 및 주요 규제 경쟁영향평가’ 보고서를 보면 2023년 기준 한국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129로 미국(125) 일본(120) 프랑스(118)보다 높았다. 이는 빵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다 보니 수입업체 도매상 소매납품업체로 이어지는 유통 단계가 복잡한 탓이 크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시장을 독과점해 가격경쟁을 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상당수 동네 빵집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를 기준 삼아 가격을 정한다.
빵값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려면 원재료 유통과정 개선과 공정한 경쟁이 절실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빵업 유통구조 개선 방안 마련책을 서둘러 내놓기 바란다.
이은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