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 부양에 박차를 가한다. 이 대통령은 18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만나 “우리 주식시장을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고 누군가 얘기하지 않았나”며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라는 말이 생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코스피는 이 대통령의 부양 의지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장보다 47.90포인트(1.40%) 오른 3461.30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8만 원을 회복하는 등 주요 종목이 연고점을 뚫었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분위기가 좋다. 하지만 ‘코스피 5000’까지 가려면 갈 길이 멀다. 주주 친화적인 환경 조성과 불공정 거래 근절 등이 ‘5000시대’를 여는 열쇠라 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한국 기업의 주주환원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 주주환원율은 OECD 평균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회는 지난 7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명문화하도록 상법을 개정한 데 이어 지난달엔 집중투표제 의무화 및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을 담은 2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조만간 3차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배당 확대가 자본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됨은 자명하다.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 수익의 일정 비율을 배당하면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주주가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는 시장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공매도 불공정 거래는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주범으로 인식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 시 수익을 내는 합법적 수단이다. 그러나 불공정하게 활용되면 투자자 피해를 초래한다.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고 불법 공매도 처벌을 강화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 기관·외국인과 개인 투자자 간 접근성 차이를 없애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시장 접근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외환시장 개방 시간을 추가 연장하고 영문 공시 의무화를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미국의 일방적 관세 압력에 잘 대처하는 것이 관건이다. 과도한 관세는 수출에 큰 타격을 입힌다.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코스피 5000’은 단순한 수치상 목표가 아니다. 한국 경제 체질 개선을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 단기적 부양책보다는 투자자 친화적 환경 조성과 산업 혁신 등 구조적 과제 해결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금융자본이 생산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동안 부동산 투자와 투기에 집중된 면이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예측 가능한 합리적인 시장 환경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불공정 거래, 불투명한 경영, 비합리적 의사결정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주변 정세 안정도 주식시장 활성화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