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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 이어 EU까지 ‘보호무역 바람 앞 등불’ 한국 철강

무관세 쿼터 줄이고 관세 50%로

K스틸법 처리·후속협상에 총력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5-10-09 18:34:19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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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수입산 철강 관세를 미국과 같은 수준인 50%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무관세를 적용하는 철강 수입량(쿼터)도 절반으로 축소하고 초과 물량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높이기로 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미국의 철강 관세 인상으로 EU로의 우회 수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커지자 내려진 조치다. 미국의 고관세로 타격을 입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부산 철강기업들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이 수입산 철강 관세를 50%로 올리기로 하면서 한국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EU는 미국과 함께 국내 철강업계의 양대 수출시장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EU 철강 수출액(44억8000만 달러)은 미국(43억5000만 달러)보다 많았다. 한국에 부여된 무관세 쿼터로 수출한 물량은 약 263만t이고, 수출을 선점하면 관세 혜택을 받는 글로벌 쿼터를 활용한 물량은 117만t에 달한다. 하지만 EU의 관세 조치가 시행되면 철강업계는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진다. 미국이 6월부터 외국산 철강 제품에 50% 품목관세를 부과하자 우리 철강 수출은 8월 15.4% 9월 4.2% 급감했다. 부산도 지난 1~7월 철강제품 수출액(17억1500만 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다. 미국에서 입은 타격을 유럽에서 상쇄하면서 버틴 국내 철강업계는 ‘바람 앞 등불’ 처지다. 건설 경기 침체로 국내 수요가 바닥인 데다 값싼 중국산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덤핑 공세를 펼치며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EU의 이번 규정안이 발효되려면 유럽의회, EU 27개국을 대표하는 이사회 간 협상 등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EU가 국가별 수입 쿼터를 추후 개별 협상을 통해 결정하기로 한 것은 협상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정부는 한국이 EU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자 유럽 내 고급 철강 공급망의 핵심 기여국이란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하겠다. FTA 체결국으로서 무관세 쿼터를 최대로 늘려 우리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후속 협상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철강은 자동차 조선 건설 등 모든 제조업에서 기초 소재가 되는 기간산업이다. 미국 EU 일본 정부가 철강 산업 보호에 나선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혼자 힘으로 수출 장벽을 넘기 어렵다. 이런데도 철강산업을 지원하겠다며 여야 의원 106명이 공동발의한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이례적으로 공감대를 이뤄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약속했으나 제자리걸음이다. 국회는 ‘K스틸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철강업 체질 개선을 위해 대대적 기술혁신도 필요하다. 산업통상부가 이달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4000억 원의 지원 효과를 내는 수출보증상품 신설을 포함한 철강업계 애로 해소 방안과 ‘고도화’ 정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와 국회는 철강업계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현실성 있는 지원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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