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구 시민공원 남문에 설치된 기후위기시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나타내고 있다. / 이원준 기자windstorm@

시조처럼 음률을 가진 이 글은 ‘제6회 기상청 달콤기후 공모전’에서 이야기(4행시) 부문 대상에 오른 작품이다. 당선자는 점점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해가는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 미래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를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한다.

달콤기후 공모전은 기후변화가 우리 일상에 미치는 과학적 의미를 알리고 함께 공감하는 장으로, 올해도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감수성이 담긴 다양한 그림과 이야기들이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기상청은 전국 순회 전시회를 통해 많은 이들이 수상작을 감상하며 기후변화에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산 지역에는 오는 10월 13일부터 닷새간 부산시청 도시철도 연결공간에 수상작 35점이 전시돼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기후변화와 기후위기는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지난해 기상청에서 실시한 ‘기상업무 국민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기후위기)로 인한 극한 기상현상이 삶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는 응답이 일반 국민의 86% 정도였다. 그 심각성을 느끼게 된 계기로는 ‘무더위와 폭염, 이상고온’이 42%로, 집중호우, 가뭄, 태풍 등을 제치고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근래 날씨만 봐도 이러한 응답 결과가 이해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의하면, 2024년은 전 지구 연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5℃ 상승해 175년 중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아직 올해가 두 달가량 남아있긴 하지만, 지난해의 기록이 무색할 만큼 올여름 우리나라는 평균기온 역대 1위,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는 열대야일수 역대 1위를 기록하는 등 각종 기록이 경신됐다.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는 어떻게 변할까. 우리나라는 100년이 넘는 근대적 관측 역사를 자랑하지만, 최근 들어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극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그 강도 역시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이에 기상청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기후 상태를 알려주고, 국가나 기업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잘 이해해 신뢰할 만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배출 등 인위적인 원인에 따른 기후변화를 전망하기 위해, 예상되는 미래 온실가스 농도와 기후변화 예측모델을 이용해 2100년까지의 미래를 전망한다.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과학적 근거자료로서, 국가 및 지자체, 공공기관의 기후위기 적응대책 수립이나 기후변화 영향평가, ESG 기후공시 등 사회경제 전반에 활용된다. 또한 기상청은 국민 누구나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이해하기 쉬운 도표나 시계열 등에 이미지를 더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표현한 ‘기후변화 상황지도’를 행정구역별로 제공하고 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제6차 평가보고서(AR6) 종합보고서>를 통해 강조한 것은 ‘기후행동의 시급성’이다. 예상보다 기후변화의 속도가 더 빠른 탓에, 현재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며, 되돌릴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더 늦기 전에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하며,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현저히 줄이더라도 과거 배출한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지구온난화가 향후 50~200년간은 지속될 수 있어 기후위기 대응은 더욱 시급하다. 

영화 <어바웃 타임>의 주인공처럼 현재의 선택을 바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는 없다. 오직 미래만 준비할 수 있기에 지금의 선택이 중요하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회 역시 무한정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마주한 기후위기를 정확히 인식하고, 사회경제 각 분야의 기후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지금 우리의 올바른 선택과 행동을 통해 미래 세대들이 이 땅에서 평온한 일상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기를, 후손들이 참여할 ‘달콤기후 공모전’에는 지금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지구의 모습이 담기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