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한류’를 쉽게 체감할 수 있다. ‘K-드라마’ ‘K-팝’ ‘K-무비’ ‘K-푸드’ 등 유형도 다양하다. 과장을 조금 보태 한국과 관련된 아이템에 ‘K’만 갖다 붙여도 외국인의 시선을 모은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류의 가치 역시 대단하다. 관련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 경제적 효과는 37조 원, 취업 유발 인원은 16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을 고려하면 2030년에는 한류 시장 규모가 273조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K-의료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의료기관에서 피부 관리와 성형 등을 하면서 관광도 하는 형식이다. 한국의 의료 수준이 높은 반면 비용은 자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의 유명 방송인인 킴 카다시안이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피부과에서 시술받은 모습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외국인의 관심이 더 커지는 계기로 작용했다.

K-의료관광의 약진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의료관광 외국인은 117만5039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29만6889명보다 294% 늘었다. 이들이 쓴 돈은 7조5039억 원이나 됐다. 나라별로는 중국 2조4442억 원, 일본 1조4179억 원, 미국 7964억 원 등 순이었다.

진료과별로는 피부과의 인기가 제일 높았다. 70만5044명이 시술을 받았다. 성형외과와 내과에는 각각 14만1845명, 12만4085명이 들렀다. 치과를 찾는 이가 많은 것도 눈에 띈다. 환자는 2021년 5749명에서 2022년 1만121명, 2023년 1만5812명, 지난해 1만8313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기존 아시아 국가에 더해 미국과 호주, 유럽 고객이 새롭게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호하는 분야는 치아 스케일링과 미백 시술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일반 여행 때보다 국내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 뿐만 아니라 지출 비용도 많다는 점에서 의료관광을 주목한다. 이와 함께 피부 시술, 성형 등의 효과가 입소문이 나면 더 많은 외국인을 우리나라로 불러들일 수 있다고 본다. 정부가 관련 산업 육성 지원책을 지금보다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K-의료관광이 단순한 진료를 넘어 우리 경제의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염창현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