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사업설명회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주관으로 지난 26일 부산에서 열렸다. 공단은 공사 개요와 순서, 공정별 기간 등을 설명하고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다행히 이날 설명회에는 대기업과 지역 건설사 50여 곳에서 120여 명이 참가해 관심을 보였다. 10대 건설사는 대우건설 디엘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한화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공기가 기존 84개월(7년)에서 106개월(8년10개월)로 연장된 데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사업비나 추가 활주로 여력 등에 관해 질문하거나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연내 실시될 부지공사 입찰에 얼마나 많은 회사가 참여하느냐에 가덕도신공항 공사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6일 부산 기술보증기금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사업설명회에서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관계자가 공사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가덕도신공항 부지공사에서 건설업계가 가장 우려했던 대목은 84개월이라는 짧은 공기였다. 바다와 육지에 절반씩 걸쳐 있는 활주로를 만드는데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이것이 이번에 106개월로 파격적으로 늘어났다. 공사비도 10조5000억 원에서 10조7000억 원으로 2000억 원가량 불어났다. 업계 요구사항이 상당 부분 관철된 것이다. 현재 시공능력 10위권 건설사 가운데 가덕도신공항에 관심을 보인 회사는 현대 대우 포스코 등 3군데 정도에 그친다. 1위 삼성물산을 비롯해 GS건설 디엘이앤씨 롯데건설 등은 관망해왔다. 그나마 물의를 일으킨 현대건설이 완전히 제외되면서 여력은 더 줄었다. 공기나 공사비 등이 업계 주장과 유사해진 만큼 이제는 더 이상 가덕도신공항 부지공사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

국토교통부가 공기를 재산정함에 따라 가덕도신공항 공사의 행정절차는 기본계획 고시 시점인 지난 2023년 12월로 돌아갔다. 당시엔 입찰 공고까지 6개월, 공고 이후에도 네 차례 유찰 등으로 사업자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하기까지 또다시 5개월이 흘렀다. 사업자 결정에만 1년 가까이 걸렸다는 뜻이다. 이번엔 다음달 입찰 공고, 내년 하반기 사업자 최종 선정과 우선시공분 착공 등이 목표다. 이 모든 과정이 흔들림 없이 진행되어야 ‘2035년 개항’을 맞출 수 있다. 지난번처럼 입찰에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거나 조건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기약이 없어진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말 4단계 확장공사를 마무리하고 5단계 확장을 추진할 태세다. 대구경북신공항 역시 2030년 개항을 목표로 사업을 맹렬히 밀어붙이는 중이다. 가뜩이나 공항 수요에 대한 회의론이 자꾸 고개를 드는데 주변에 국제공항이 먼저 개항하거나 확장하면 가덕도신공항의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공사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여차 하면 신공항 건설을 전제로 진행 중인 진입 도로나 철도 연계망도 줄줄이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건설업계는 국토균형발전의 시금석이 될 국책사업의 중요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