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9월 말부터 내년 6월까지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가운데 기간 연장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국내 관광업계는 매출이 늘었다며 추가 연장을 요청하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민폐 관광’탓에 불편을 호소하는 국민도 많다.
관광업계는 최근 정부에 중국인 무비자 입국 기간 연장을 공식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이 조치 시행 이후 한달 간 중국인 방문객이 전년 대비 90% 늘고, 매출은 40% 증가했다. 무신사스탠다드와 다이소 등도 중국인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 등지에서 매출이 30~60%급증했다며 경제적 효과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1명이 지출한 평균 비용은 1666달러(한화 약 239만 원)로 일본(806달러·118만 원), 대만(1266달러·185만 원) 보다 많았다.
반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7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47만2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2019년 동월 대비 83% 수준이다. 특히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8일)가 포함된 시기였음에도 유의미한 무비자 특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기초질서를 무시하는 중국인 특유의 ‘민폐 관광’은 무비자의 경제적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소다. 지난 1일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중국인 모습이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했다. 경기도 양평의 스타벅스에서 6, 7명이 소주와 치킨을 먹는 장면이 담겼다. 지난달에는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 등산로에서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아이에게 대변을 보게 하는 것이 목격됐다는 제보가 퍼졌다. 이에 앞서 서울 경복궁 돌담 아래에서 70대 중국인 관광객이 대변을 보다가 적발돼 범칙금 5만 원 처분을 받았다. 현재는 ‘한일령’으로 중국인의 일본행이 줄었지만, 과거 일본에서도 이 같은 민폐 관광 때문에 갈등을 빚었던 사례는 많다.
정치 양극화로 반중 정서가 확산되면서 무비자 입국을 둘러싼 여론도 갈라진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특정 국가와 국민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처벌할 수 있도록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중국의 눈치를 본 법안이라는 비판이 잇따르면서 중국인 무비자 입국에 관한 여론은 악화한다. 경제적 이익과 국민 정서가 충돌하는 가운데 정부가 관광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일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정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