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공동어시장은 30년 만에 처음 보는 ‘역대급’ 고등어 풍어로 활기가 넘친다. 지난달 22일 평소 대비 1.5배에서 2배에 달하는 22만 상자(약 5500t)가 위판됐다.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고등어 어장이 제주 근해를 넘어 동해까지 확대되면서 이례적인 어획량을 기록했다. 연초 목표였던 위판 금액 3000억 원을 조기 달성했다. 한국 수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동어시장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와 한계도 동시에 보였다. 하루 처리 가능한 물량(5만~6만 상자)을 훨씬 초과하는 고등어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다음 날까지 작업을 이어가거나 인근 공판장으로 물량을 옮겨야 했고, 운반선 부족 문제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었다.
고등어 풍년 속에서 공동어시장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음 달 총사업비 2412억 원 규모의 현대화 사업이 첫 삽을 뜬다. 60년 역사의 어시장을 미래형 수산 유통 허브로 탈바꿈시킬 오랜 숙원 사업이다.
하지만 공사시간 중 위판 공간이 줄어 공동어시장은 대체 위판 시설을 급하게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산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위판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위판량이 많은 성수기(10~3월)에는 공사를 최소화하고, 비수기를 중심으로 3단계로 나눠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사업부지 내 유휴부지 등 대체위판장도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공사 기간 동안 위판장 면적의 60~70%만 사용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눈앞에 놓여 있다. 이는 공동어시장이 단순히 ‘어획’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유통 및 처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추진될 위생적이고 자동화된 저온 유통 시스템과 선별기 가동, 온라인 경매 플랫폼 도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수산물의 가치를 높이는 핵심적인 발전 방향이 될 것이다.
현대화 사업은 부산공동어시장이 미래형 수산 유통 허브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다. 공동어시장 정연송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줄곧 현대화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를 단순한 위판장을 넘어 ‘미래형 수산 유통 허브’라고 외친다. 실제 4년 여의 공사 후 공동어시장은 산지 위판, 유통, 해양관광이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위생적이고 자동화된 저온 유통 시스템, 온라인 경매, 데이터 기반 유통 등 혁신 시스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를 통해 공동어시장은 어업인, 유통인, 소비자 모두에게 신뢰받는 상생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어시장은 국내 연근해 위판량의 30%, 고등어는 전국 유통량의 80%를 담당하는 국내 최대 산지 위판장이다. 현대화 사업이 완료되면 한국 수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출발은 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의 성공이다. 현대화 사업의 성공 여부는 공사 기간 중 안정적인 위판 기능을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 정 대표이사는 “단 하루도 위판을 멈출 수 없다”며 대체 위판장이 마련되지 않아 고등어 성어기에 물량이 타 지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절박함을 호소했다.
공동어시장은 현대화 사업 기간 야외 주차장, 유류 탱크 부지, 자회사 위판장 임시 활용 등을 검토 중이다. 부산시의 적극적인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대체 위판장 및 대체 업무시설 마련이 꼭 필요하다. 현대화 사업의 본질인 ‘지역 수산업의 생존’에 걸린 중대한 문제다.
부산시는 눈앞의 예산 문제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산 유통 허브로서의 부산의 위상을 지키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이달 부산으로 이전하는 해양수산부도 이러한 혁신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 해수부 이전을 계기로 현장 중심으로 민첩하게 대응하는 정책과 재정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
장호정 해양수산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