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금정산과 부산산악박물관

히말라야14좌 완등기록, 팀으로 희망원정대 최초

금정산 국립공원 발맞춰 산악박물관 신설도 탄력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25-12-21 18:36:24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우리나라는 국토의 3분의 2가 산지다. 그런데 최고봉은 해발 1950m의 한라산이다. 가장 높은 산이 2000m가 채 되지 않는 나라에서 훈련한 산악인들이 히말라야 8000m 고봉에서 이름을 날린다. 14개의 히말라야 8000m 고봉 완등 기록을 보면 한국은 다른 산악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완등자를 배출했고 고 김창호 대장은 14번째 무산소 완등자로 이름을 올렸다. 단순히 고봉의 정상을 밟는 것뿐만 아니라 고난도 등반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올린다.

8000m 14좌 완등자 기록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유일한 완등 기록을 가지고 있다. 바로 부산산악연맹의 ‘다이내믹 부산 희망원정대’가 이룬 단일팀 최초이자 최단기 14좌 완등이라는 기록이다. 2006년 시작해 2011년까지 5년 4개월 7일 만에 이룬 쾌거는 한국은 물론 세계에 ‘부산의 힘’과 ‘부산’이라는 이름을 알렸다. 2000m는커녕 간신히 800m를 넘는 부산의 최고봉 고당봉을 품은 금정산에서 훈련한 산악인들이 이룬 성과다. 14좌 완등을 이룬 개인은 전 세계적으로 많지만 단일팀을 구성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며 완등을 이룬 팀은 유일하다. 그래서 협력과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보다는 갈수록 개인화하는 산악계 풍토에서 다시 이루기 쉽지 않은 성과로 평가받는다. 제주도산악연맹이 부산 희망원정대와 같이 2006년에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작으로 14좌 프로젝트를 추진하지만 2016년 12번째 봉 등정 이후 답보 상태인 것을 봐도 단일팀 완등의 어려움을 알 수 있다.

이런 단일 도시 단일팀으로는 세계 최초로 이룬 부산 희망원정대의 8000m 14좌 완등을 계기로 부산 지역의 산악 역사와 활동 사료를 보존하고 연구할 산악박물관의 건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14좌 완등 이듬해인 2012년 부산산악포럼이 부산산악박물관 건립을 추진했다. 부산산악포럼은 지역의 여러 산악 단체를 아우른 산악인들이 2003년 결성한 비영리 학술문화단체다. 당시 부산산악포럼은 14좌 완등 기록을 전시해 부산의 저력을 홍보하고 산악활동과 관련한 유물을 수집·보존하고 연구하는 한편 늘어나는 등산레저 인구를 대상으로 올바른 등산 문화를 보급하는 교육장의 역할을 할 공간으로 부산산악박물관을 추진했지만 건립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후로도 부산산악포럼을 중심으로 지역 산악계는 물론 부산시의회에서도 건립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지속해서 냈다. 그런데 처음 건립 필요성이 제기된 지 14년 만에 부산산악박물관이 진척을 보게 됐다. 지난달 금정산이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다. 지정 후 기후에너지환경부 고시에는 금정구 장전동에 문화시설 중 하나로 산악박물관 건립이 포함됐다. 부산산악박물관 입지는 지역 산악인의 요람이자 성지와 같은 금정산의 초입이다. 금정산은 14좌 완등을 이룬 부산 희망원정대 대원들이 산을 배우고 등반 실력을 기른 산인 만큼 산악박물관의 입지로 금정산 외의 장소는 생각하기 어렵다. 지역 산악계의 오랜 과제 하나를 풀게 된 셈이기는 하나 시기와 규모, 구성, 예산 마련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고 산악 분야만으로 구성될 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라 가야할 길이 멀다.

산악박물관의 건립 자체만큼 중요한 일은 어떤 시설을 갖추고 어떻게 운영하느냐이다. 강원도 속초의 국립산악박물관은 기획전시실, 산악체험실, 고산체험실, 등산장비와 산악인들을 소개하는 전시실 등 산악자료 수집, 전시·연구, 교육 등의 역할에 충실한 국내 대표적인 산악박물관이다. 하지만 산림청 산하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가 수탁 운영하는 데서 오는 한계가 있다. 한라산 관음사 코스의 들머리에 있는 한라산산악박물관은 크게 4개의 공간으로 나눴는데 이 가운데 3개 공간이 한라산 탐방로와 등반, 세계자연유산 소개에 배정됐다. ‘산악’박물관이라기보다는 ‘한라산’박물관에 가깝다. 북한산국립공원에 있는 국립공원 산악박물관은 북카페와 전시공간의 기능으로 한정된다.

부산산악박물관도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 설립하는 시설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산악활동’뿐만 아니라 생태 자연 역사문화유산 소개와 같은 ‘금정산’과의 균형점을 잘 찾아야 한다. 산악 분야만 놓고 보면 부산산악박물관은 사전적 의미의 박물관을 넘어서 지역 등반 활동의 역사적 기록을 전시하고 보존하고 연구하는 공간을 넘어 교육과 세미나, 강연회 등 다양한 등산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산악인과 일반 시민을 모두 아우르는 살아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산악계와 학계 경제계 등을 아우른 협의체를 구성해 부산산악박물관의 시설과 운영, 전시물 확보 등을 위한 방향을 설정할 필요도 있다. 박물관의 건립까지는 할 일이 많지만 ‘산으로 가는’ 일을 피하고 전국 어디보다 충실한 산악박물관이 들어섰으면 한다.

이진규 편집국 부국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5. 5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9. 9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10. 10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1. 1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2. 2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10. 10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3. 3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7. 7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돔 최상층 ‘스카이홀’ 길이 600m 컨벤션 場
  10. 10‘경력 부풀리기’ 의혹 울산교육감 무혐의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배지의 실력행사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상표권 알박기
민원인(들)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AI 해킹에 노출된 금융권 보안체계 재점검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