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동산 불패 신화’ 공범은 일관성 없는 정부

정쾌호 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

  • 정쾌호 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
  •  |   입력 : 2026-03-19 18:45:01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우리나라는 시장 원리로 자원 분배가 결정되는 시장경제 체제다. 하지만 부동산 정보 비대칭이나 공급 비탄력성으로 인한 시장 실패와 자산 양극화, 그에 따른 부의 편중은 시장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한계를 지닌다. 이에 정부는 시장 불안정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정책적 개입을 하게 된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정책은 토지거래허가제, 소유권제한제, 분양가상한제를 비롯해 규제 지역(투기 지역, 투기 과열 지구, 조정 대상 지역) 지정 등 직접적인 방식이 있다. 조세 강화(취득세 중과, 보유세 인상, 양도소득세 중과)와 대출 규제, 초과이익환수제, 자금조달계획서 작성 등 간접 개입 방식도 사용된다. 직접 개입 방식은 특정 지역에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데 유용하다. 간접 개입 방식은 주로 전국에 획일적으로 적용해 보편적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이 두 가지 방식을 병행해 정책 효과를 높인다.

부동산 시장에 개입한 역대 정부의 정책을 살펴보자. 이승만 정부는 전후 복구와 경자유전 원칙, 사유재산권제로 경제 기반을 닦았다. 박정희 정부는 급격한 산업화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도시계획법’ ‘건축법’의 실질적 제정으로 정책 틀을 잡았다. 전두환 정부는 경기 부양과 하반기 규제를 병행하며 ‘택지개발촉진법’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제도적 안정을 꾀했다. 노태우 정부는 1기 신도시 200만 호라는 대규모 공급 정책과 함께 토지 공개념 3법을 도입해 강력한 투기 억제책을 폈다. 김영삼 정부는 부동산 실명제로 주택 시장 투명성을 강화했다.

김대중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극복을 위해 분양가 자율화와 세제 감면 등 대대적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을 부양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는 부동산 가격 상승 영향으로 종합부동산세 도입과 분양가 상한제 등 강력한 규제책을 적용하며 투기 억제와 지역 균형 발전에 집중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기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와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 규제 완화 기조를 재개했다. 그러자 박근혜 정부 후반기에는 다시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는 보유세 강화와 규제 지역 확대 등 고강도 억제책을 지속했으나, 부동산 가격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 안정화됐다. 이후 윤석열 정부는 양도세 중과 유예와 전매 제한 개편 등 부분적 규제 완화를 진행했고, 현 이재명 정부는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정책을 보면, 서울 25개 구 전체와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규제 지역(조정 대상 지역, 투기 과열 지구)으로 지정했다(2025년 10월 15일). 그리고 취득세 중과, 양도소득세 중과(2026년 5월 9일까지 유예), 규제 지역 주택담보대출 요건 강화, 전매 제한, 청약 재당첨 제한 등 규제를 적용한다. 또 접근성 좋은 도심지 내 유휴 부지 등을 활용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임대업에 등록된 주택을 시장에 내놓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역대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을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꾀해 왔으나, 실패를 거듭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규제(박정희 정부) → 부양, 규제(전두환 정부) → 규제(노태우 정부) → 부양(김대중 정부) → 규제(노무현 정부) → 부양(이명박 정부) → 부양, 규제(박근혜 정부) → 부양(윤석열 정부) → 규제(현재). 부동산 정책이 ‘규제’와 ‘부양(규제 완화)’으로 반복되는 데 원인이 있다.

정권 교체 때마다 정책 기조가 규제와 부양을 반복하며 일관성을 잃으면서 시장 혼란을 가중시켰다. 학습효과를 얻은 시장 참여자들은 “정권이 바뀌면 규제도 풀린다”고 기대하게 돼 정책 실효성이 떨어지고 시장 왜곡이 심화된다. 이런 정책 불신과 심리적 요인은 제도적 장치보다 부동산 시장 실패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부동산 정책 일관성을 확보하려면, 논의되고 있는 전문가 중심의 독립적 의사결정 기구를 신설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 기구를 잘 활용하면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등 변화하는 인구 구조에 맞춰 주택 규모를 설계하고, 중장기적 수급 물량을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 시장 상황이 극명하게 다른 만큼,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이원화 정책을 추진할 필요도 있다.

주택 시장은 자유 경쟁에 따른 자율적 결정에 맡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나, 부동산 특유의 구조적 결함 탓에 정부 개입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개입 자체보다는 정권에 따라 냉·온탕을 오가며 시장 혼란을 가중시킨 정책의 ‘비일관성’이 문제다. 이제는 단기 대책의 사슬을 끊고, 시장 자율성을 존중하는 틀 위에서 ‘장기적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 흔들림 없는 정책으로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만 시장 왜곡이 바로잡힌다. 그래야 청년이나 무주택자가 노력하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수준의 공급과 가격 안정을 실현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주거 사다리 복원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지속적 경제 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8. 8[도청도설] if, 손아섭
  9. 9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10. 10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