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슈퍼 엘니뇨’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해수면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해 한반도를 포함한 전 세계에 최악의 폭염 폭우 가뭄 등 이상 기후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평균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이어질 때, 그 첫 달을 엘니뇨의 시작으로 본다. 보통 2~7년 주기로 발생하며, 9~12개월 동안 계속된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해 전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지역에 따라 극단적인 폭우와 가뭄이 나타난다. 특히 올해는 3개월 평균 해수면 온도가 2.0도 이상 오르는 슈퍼 엘니뇨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가장 최근의 슈퍼 엘니뇨는 2015~2017년에 발생했는데, 당시 인도에서는 최고기온 48도 수준의 극한 폭염이 닥쳤고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폭우가 내리는 등 재난이 전세계를 휩쓸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엘니뇨가 1877년 당시 상승폭인 2.7도를 초과해 3도 이상 오르면서 ‘150여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름철 평균 기온이 매년 상승하는 우리나라도 올해 최악의 폭염 사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2일 기상청이 발표한 부산 경남 울산 3개월 전망 자료를 보면 6월과 7월 동남권 월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각각 60%에 달하며, 8월 역시 평년보다 더울 확률이 50%로 예보됐다. 기온 상승과 맞물려 나타날 폭우 역시 큰 위협이다. 6월 동남권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확률은 50%이며, 7월 역시 평년보다 대체로 많거나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본격적인 더위가 오기도 전에 벌써 전기료와 채소 과일 등 농산품의 ‘엘니뇨발 물가 쇼크’가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달 16일부터 전기요금을 ㎾h 당 8원, 도시가스요금을 MJ당 1.04원 인상했다. 중동 사태의 종전 협상이 예상보다 늘어지면서 LNG 등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에너지 물가를 자극하는 요소다. 실물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커진다. 전기차주들도 전기요금 인상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일반 가정은 물론 에너지 취약층은 올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부터 앞선다.
엘니뇨로 고온 현상이 심화되면 농산물 작황이 저조해진다. 공급 부족으로 생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 신흥국은 식료품이 소비자물가의 40~50%를 차지하고 있어 가격 충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윤정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