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아이가 처음 만나는 학교이며, 부모는 첫 번째 스승이다. 그러나 가사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며 이혼을 앞둔 젊은 부부들을 만날 때마다 안타까움이 앞선다. 성격 차이, 경제적 어려움 등 저마다의 이유는 있겠으나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은 정작 자녀의 양육을 서로 미루려 할 때다. 필자는 조정 과정에서 늘 자녀의 입장부터 이야기한다. 수십 년간 교육 현장에서 보아온 결손가정 아이들의 아픔과 방황을 들려주면 조정실은 이내 눈물바다가 되곤 한다. “아이를 위해 다시 노력해 보겠다”며 소송을 취하하는 부부들을 볼 때 가사조정위원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물론 갈등이 깊어 헤어짐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혼 후에도 부모의 책임은 끝나지 않는다. 양육비는 전 배우자에게 주는 돈이 아니라 자녀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최소한의 의무다. 경제적 지원을 넘어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주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늘날 젊은 세대가 결혼 생활에서 겪는 무게를 안다. 하지만 갈등의 순간, 내 감정보다 아이의 행복과 미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혼이라는 선택의 기로에서도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사람은 아무 잘못 없는 아이들이다. 우리 사회가 부모의 책임은 끝까지 다하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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