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국민악파

하순봉 작곡가

  • 하순봉 작곡가
  •  |   입력 : 2026-07-12 19:31:1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요요마가 창단한 ‘실크로드 앙상블’.
음악사에서 19세기 후반을 후기낭만 혹은 국민악파라고 부른다. 이때까지 유럽 음악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의 주도 아래 있었다. 국민악파는 이 세 나라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국의 전통과 음악을 소재로 하려는 음악을 말한다. 물론 이런 자국의 전통적 음악을 소재로 한 경우는 그 이전에도 있어 왔다. 낭만 초기 쇼팽의 마주르카, 폴로네이즈나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등이 그 보기이다. 그들의 조국인 폴란드나 헝가리가 느껴진다.

그러나 국민악파의 역사적인 효시는 통상 무소르그스키, 보로딘, 림스키 코르사코프 등이 활동한 러시아 5인조를 꼽는다. 5인조를 시작으로 국민악파의 정신은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간다. 대표적인 나라와 작곡가를 보면 체코는 스메타나·드보르자크, 노르웨이는 그리그, 핀란드는 시벨리우스, 덴마크엔 닐슨, 스페인에는 알베니스·그라나도스·파야, 영국은 엘가·본 윌리암즈·홀스트, 멕시코엔 차베스, 브라질엔 빌라 로보스, 아르헨티나엔 히나스테라, 미국은 아론 코플랜드 등이 있다.

이 작곡가들을 배출하면서 이 나라들의 음악은 진정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바야흐로 국민악파의 영향으로 음악은 진정한 세계화의 길을 가게 되고 개성 있는 작곡가와 걸작들이 쏟아져 나오는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국민악파의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이국적 취향이다. 자국의 문화만이 아닌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취향이다. 러시아인인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대표작인 ‘세헤라자드’나 오페라 ‘사드코’ 등은 모두 인도, 아랍이 그 배경이다. 서유럽 작곡가들의 스페인에 대한 경도도 그런 보기이다. 스페인은 집시와 플라멩코, 투우사와 정열적인 기질 등 매력적인 소재가 많다. 프랑스 작곡가들인 비제의 ‘카르멘’이나 라벨의 ‘스페인 광시곡’ 등이 그런 경향이 구현된 대표적 작품이다.

20세기로 넘어가면 다양한 현대음악 사조들이 나온다. 그러나 국민악파의 흐름은 계속 이어진다. 바르톡, 코다이, 스트라빈스키, 야나체크 같은 작곡가들은 현대적이면서도 강한 민족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 한편, 작곡가 쇤베르크는 민족주의적 경향에 대해 강한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민요나 전통적인 음악은 역사적 발전을 외면하고 대중적인 정서에 영합하려는 한계를 보이고 또 민족적인 그것만 추구하면서 음악의 순수한 보편성을 훼손한다고 여겼다. 쇤베르크는 예술 음악이란 오로지 작곡가들에 의해 화성과 대위, 변주와 치밀한 논리와 구성으로 발전되는 그런 절차탁마(切磋琢磨)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쇤베르크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국민악파는 작품으로 살아남아 있다. 국민악파는 각 나라의 문화와 음악이 존재하는 한 다른 악파처럼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여겨진다.

첼리스트 요요마가 1998년 창단한 실크로드 앙상블이란 단체가 있다. 이들은 극동 중앙아시아 중동까지 실크로드에 있는 20여 개국의 연주가와 작곡가, 스토리텔러들로서 각국의 전통음악을 소개하고 또 새로운 음악을 창작하고 있다. 범 아시아적인 이들의 음악에선 이미 국경도 장르도 넘어버린 듯하다. 이들은 그래미상 월드뮤직을 수상했고 그 여정이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도 했다. 최근엔 아시아를 넘어 범세계적인 음악으로 그 외연을 넓히고 있다.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단순히 과거를 발굴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전통을 가진 사람들이 만났을 때 우리가 미래를 향한 어떤 새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실험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다”라고 요요마는 말하고 있다. 세상은 넓고 음악은 다양하다. 이런 민족주의 경향은 앞으로도 더욱 음악을 풍요롭게 하리라 본다. 다르면서도 같은 길을 가는 그것이 음악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도청도설] if, 손아섭
  5. 5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6. 6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9. 9[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10. 10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8. 8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