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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특별기고] ‘해양수도’ 빈칸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채우자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

  •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
  •  |   입력 : 2026-07-29 18:52:1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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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9기 전재수 부산시장의 출범과 함께, 부산은 ‘해양수도의 완성’이라는 거대한 청사진을 향해 닻을 올렸다. 가덕도 신공항과 항만·물류 인프라 확충 등 도시의 굵직한 하드웨어를 다지는 일은 부산의 미래를 견인할 핵심 동력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수산업과 항만 등 해양 산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다수의 부산 시민, 특히 새로운 기회를 찾아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에게 이 거대한 슬로건은 심리적 거리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해양수도라는 뼈대를 세우는 일만큼이나, 그 밖의 시민 삶을 보듬고 청년들을 부산에 머물게 할 또 다른 경제적 축, 즉 ‘문화콘텐츠 산업’의 육성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당선 이후 인수위원회가 내놓은 청사진을 현장의 눈높이에서 보면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정책의 방점이 ‘장기적 산업 육성’과 ‘지역 관광 연계’가 아닌 ‘미시적 예술 복지’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정의 문화 분야 핵심 공약으로 꼽히는 ‘플랫폼051’은 지역 창작자와 시민을 잇고 예술인의 생계를 돕는다는 좋은 취지를 담고 있다. 북항 재개발 부지에 들어설 ‘개폐식 돔구장’ 건립도 기대감을 모으는 공약이다. 하지만 글로벌 관광 수요가 폭발하는 지금, 부산이 ‘한 번쯤 와보는 도시’를 넘어 ‘다시 찾고 싶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를 채울 강력한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다. 돔구장이라는 거대한 그릇을 지어놓고도, 그 안을 채울 글로벌 e스포츠 대회나 지스타(G-STAR),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그리고 글로벌 웹툰 페스티벌까지 융합한 이른바 ‘메가 페스티벌’ 등 거시적 관점에서의 기획이 부재하다면 그 잠재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금은 부산이 가진 세계적인 게임·영화 인프라를 수성하고 스케일업(Scale-up)해야 할 골든타임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부산에 ‘e스포츠 진흥재단’과 ‘e스포츠 박물관’ 건립을 공약했지만 정작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구체화해야 할 신임 부산시장의 정책에서는 관련 준비나 청사진이 없다는 점은 매우 뼈아픈 대목이다. 중앙정부 차원의 거대한 기회 요소가 주어졌음에도, 이를 온전히 부산의 산업 자산으로 흡수할 마스터플랜이 실종된 것이다. 영화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아시아 최대 영화제인 BIFF와 ‘영화의 전당’, 그리고 본격적인 가동을 앞둔 부산 기장촬영소의 새출발을 어떻게 글로벌 OTT 제작과 투자의 전초기지로 만들 것인지 묻고 싶다. 쏟아지는 대내외적 위협과 기회 속에서 부산의 콘텐츠 방어선은 다소 위태로워 보인다.

이러한 정책적 공백은 필연적으로 캠프와 인수위의 인적 구성에서 기인한다. 현재 시정의 밑그림을 그리는 위원회는 실무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한 채 학계 위주로 꾸려져 있으며, 특정 분야와 특정 배경에 지나치게 치우쳐져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임과 영화 등 냉혹한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 현장의 문법을 이해하고 기획할 ‘현장 전문가’가 배제된 상태에서, 시정 컨트롤타워 내에 이 분야의 산업적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관심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이유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는 단순히 ‘해양수도의 완성’에 그치지 않는다. 거대한 바다를 품은 해양 도시 부산만큼이나, ‘영화의 도시’이자 ‘게임의 도시’인 부산을 하나로 엮어내는 ‘문화 축제와 콘텐츠의 도시’로서의 잠재력 역시 그에 못지않게 막강하다. 이러한 킬러 콘텐츠를 토대로 한 폭발적인 관광 수요 유치와 내수 경제 활성화는, 거대 신산업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만큼이나 다수 부산 시민의 팍팍한 일상과 생활에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보탬이 될 수 있다.

전재수 시장은 과거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의 이력 못지않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서 문화·예술·콘텐츠 전반을 굽어살폈던 경험과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부산에 이미 자리를 잡은 게임물관리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의 전당 등 핵심 공공기관 및 거점들과 현장 밀착형 협력을 이끌어내고 콘텐츠 산업을 부산의 당당한 미래 동력으로 다시 세워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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