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증시의 화두는 대세에 소외될까 두려워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였다.
코스피 상승세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랠리에 많은 투자자들이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에 휩싸여 주식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해 11월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빚투(빚내서 투자)도 레버리지의 일종”이라며 주식시장 활성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반도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투자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주가가 급락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한때 “지금이라도 사야 한다”던 시장에는 “주식에 투자하지 않길 잘했다”는 의미의 조모(JOMO·Joy of Missing Out)라는 표현이 퍼졌다. 조모는 모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놓친 기회에도 만족하는 심리다. 남들이 수익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뛰어들지 않고 자신의 위험 감수 수준에 맞춰 판단하는 태도다. 투자에서 기다림과 관망 역시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포모와 조모 사이를 오가는 투자 행태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상승장에서는 뒤늦게 뛰어들고, 하락장에서는 공포에 빠져 떠나는 일이 계속된다면 건전한 투자 문화는 자리 잡기 어렵다.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과 상승폭을 기록했다. 개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8조2840억 원을 순매도했다. 롤러코스터 같은 급등락 장세에 지친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시장을 떠났다는 증권가 분석이다. 이는 국내 증시의 신뢰 기반을 흔드는 요인이다.
최근 전례 없는 증시 변동성은 투자자의 일상과 마음까지 흔들고 있다. 매도 시기를 놓쳤다는 허탈감에 자책하고 증권 계좌에 나타난 손실액에 스트레스를 받아 병원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인데도 투자 실패 탓에 경제적·정신적 여유를 잃고 휴가를 포기했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불공정 거래를 막아 투자자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허용해놓고선 혼란의 책임을 개인투자자에게만 돌리는 태도는 시장 신뢰를 훼손한다. 정부가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국내 증시가 선진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은정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