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는 부산의 다른 해변과 조금 다르다. 해운대가 고층 건물에 둘러싸인 도시의 바다라면 다대포는 낙동강 하구와 남해가 만나는 자연의 바다에 가깝다. 부산 서쪽 끝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오래전부터 다대포를 대표하는 풍경이다.
한때 다대포는 수질 악화와 낙후된 이미지로 부산의 대표 해수욕장이라는 명성에서 멀어져 있었다. 하지만 수질 개선과 낙조 명소로서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도시철도 연장으로 접근성까지 좋아지면서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대포를 젊은 세대의 기억 속에 새긴 것은 2002년부터 10년 동안 열린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었다.
거친 파도 소리와 찢어질 듯한 기타 선율이 어우러진 여름밤의 함성은 다대포를 젊음과 열정의 공간으로 기억하게 했다. 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록페’가 삼락생태공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다대포 해변은 사람들의 함성이 사라진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잠잠했던 해변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해운대와 광안리에서 열리던 부산바다축제가 2024년부터 다대포해수욕장으로 장소를 옮겨 단독 개최되면서다. 부산시와 부산축제조직위원회는 올해 축제를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열어 다대포를 여름 축제의 중심 무대로 선보인다.
낙조와 백사장을 배경으로 한 체류형 축제로 꾸며 불꽃쇼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백사장 한쪽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해변포차 ‘다대포차’가 들어선다. 특히 이번 축제를 이끄는 남덕현 집행위원장이 공을 들인 ‘청춘해(海)방구역’은 행사의 백미다. 부산지역 10개 대학 학생들이 공연과 포차 운영에 참여하며 청년들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는 자리다.
이러한 시민 참여 흐름은 국제신문이 기획한 ‘열린바다 열린음악회’로 이어진다. 단순히 공연을 즐기는 공간을 넘어 지역과 세대가 음악으로 어우러지는 행사다. 13일 오후 7시에 열리는 무대에는 롯데자이언츠 댄싱키즈, 가수 백프로, 주니어 콘서트콰이어, 사하구·영도구 소년소녀합창단 등이 출연해 세대를 잇는 음악을 들려준다.
외면받던 다대포 해변이 이제 노을과 음악, 청춘이 어우러지는 부산의 여름을 상징하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올여름 부산바다축제는 해변이 더 이상 수영만 하는 장소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노을을 감상하고 음악을 듣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순간, 바다는 하나의 문화 공간이 된다. 다대포는 그렇게 부산의 또 다른 여름 풍경을 그려가고 있다.
이은정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