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취임 이틀 후인 지난 19일 부산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했다. 정부가 이달 말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 한국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3대 국책은행’이 포함된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부산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을 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에 대해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 이번 2차 공공 금융기관 이전에서 부산이 소외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마저 커진다.
김 대표는 전재수 시장을 만나 북항 돔 야구장에 대한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해양수도 기반 구축을 향한 행정·사법·기업·금융 집적화와 HMM 등 해운기업 본사 집적, 50조 원 규모 동남투자공사 설립을 강조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돔 구장은 야구를 사랑하는 시민에게 상징적인 랜드마크이며, 관광 인프라로서도 큰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일자리 부족에 따른 청년 인구 유출과 미래 먹거리 부재로 쇠퇴하는 부산에서 야구장보다 급한 것은 기업 유치다. 북항 야구장이 전 시장의 대표적인 공약이지만, 현재 부산의 상황을 따져보면 ‘한가한’ 이야기로 보는 시각도 많다.
산은 이전은 부산이 명실상부한 동북아의 금융허브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이다. 해양수산부 이전과 북극항로시대를 맞아 산은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부산 시대를 열면 해운금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해수부가 해운기업의 부산 유치를 끌어냈 듯, 산은 이전이 금융기업의 부산 행을 유도하는 마중물이 될 가능성도 크다.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청년과 외국인이 모여드는 국제도시로 부상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다.
그런데 부산의 염원인 산은 이전은 제쳐두고 야구장 건립 지원이나 하겠다는 것은 반찬만 주고 밥은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김 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산은 대체재로 제시한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을 언급했는데, 대선 전부터 나왔던 투자공사 공약은 아직 기본적인 얼개조차 나오지 않았다. 해수부 이전으로 ‘줄 것은 다 줬다’는 식의 태도는 곤란하다.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된 것은 반길 일이지만, 일각에서는 부산시장 선거를 위한 정치적 목적이라는 의구심도 표출된다. 전력과 용수 공급에 한계가 명확한 호남에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급하게 추진하면서도 부산이 목이 터져라 요구한 산은 이전과 부산발전특별법에는 귀를 닫는다. ‘알맹이 없는’ 부산 방문이라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윤정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