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사회에서 가장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이 있다. 왜 청년은 일하지 않고, 왜 현장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가. 한쪽에서는 청년 니트가 늘고 있다고 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제조업, 농어촌, 돌봄 현장이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두 현상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노동시장의 양면이다.
니트(NEET)는 일하지 않고, 학교에 다니지 않으며, 직업훈련에도 참여하지 않는 청년을 뜻한다. 단어만 보면 청년 개인의 무기력처럼 들린다. 그러나 많은 청년이 처음부터 일하지 않겠다고 선택한 것이 아니다. 낮은 임금, 불안정한 계약,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일자리, 반복되는 취업 실패 속에서 조금씩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문제는 그 사이 현장이 비어간다는 점이다. 공장, 농촌, 조선·제조업 현장, 음식점 주방, 돌봄 현장은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이주민이 채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외국인 상주인구는 156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13만 명 증가했고, 외국인 취업자는 광업·제조업과 농림어업 등에서 증가했다. 외국인 고용률은 64.7%로 전년보다 상승했다.
이것이 한국 노동시장의 역설이다. 일하고 싶지 않은 청년이 많아서가 아니라, 청년이 선택하지 않는 일자리가 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그 일자리는 누군가 해야 한다. 결국 한국 청년이 떠난 자리, 혹은 들어가려 하지 않는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가 메우고 있다. 한국은 이미 다문화 노동 없이는 유지되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 그렇다고 청년을 단순히 비난할 수는 없다. 청년이 기피하는 일자리에는 앞서와 같은 이유가 있다. 노동의 가치는 말로만 높이고, 실제 보상과 성장 경로는 낮게 둔 채 청년에게 현장으로 오라고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그러나 청년정책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금성 지원과 단기 프로그램이 반복되지만, 그것이 노동시장 복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 중장년은 일하고 세금을 내며 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 자신의 노후까지 동시에 떠안고 있다. 그 세금으로 청년을 계속 먹여 살리는 구조가 된다면 세대 간 갈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청년을 지원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느냐이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용돈이 아니라 길이다. 단기 지원은 숨 쉴 시간을 줄 수 있지만, 그 다음 단계가 없다면 다시 멈춤으로 돌아간다. 지원은 직무 경험, 기술훈련, 지역기업 인턴십, 첫 일자리, 장기 고용으로 이어져야 한다.
부산·경남의 현실은 더 절박하다. 청년은 수도권으로 떠나고, 지역 제조업과 돌봄 현장은 인력을 구하지 못한다. 문제는 일자리의 개수만이 아니라 일자리의 질, 임금, 성장 가능성,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신뢰다.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인구는 이 빈틈을 메우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 상주 외국인은 169만2000명으로 늘었고, 비전문취업과 전문인력의 취업자 비중은 각각 99.9%, 99.4%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한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노동을 이들이 실제 수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한다. 첫째 청년이 다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무조건 현장으로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배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외국인과 다문화 노동자를 임시 인력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노동만 필요하고 사람은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는 오래갈 수 없다.
청년 니트 문제와 다문화 노동 문제는 따로 풀 수 없다. 청년이 떠난 지역, 청년이 기피한 산업, 한국인이 오래 버티지 못한 일터를 누군가는 채우고 있다. 그렇다면 질문은 분명해진다. 우리는 청년에게 다시 일할 이유를 만들고 있는가. 그리고 이미 일하고 있는 외국인에게 함께 살 이유를 만들고 있는가. 이를 위해 청년에게는 다시 시작할 경로를, 중장년에게는 세금이 미래 투자로 쓰인다는 확신을,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존중과 정착의 가능성을 줘야 한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니라, 다시 연결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