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지난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15일 채택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여야 합의로 보고서를 의결했다. 보고서에는 적격과 부적격 의견이 병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와 범여권인 조국혁신당은 중수청장으로 부적합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검사 출신인 김 후보자가 과거 ‘검수완박’에 반대한데다 특정 사건 처리에서 검찰 주류 편에 섰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민주당 친명계 등에선 찬성이 강했고 결국 이 의견이 관철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조만간 김 후보자를 초대 중수청장에 임명할 예정이다.
지난달 8일 중수청장 후보 지명부터 지난 14일 인사청문회까지 36일간 여권 내에서 벌어진 논란은 ‘검수완박 시즌2’ 갈등의 복사판이었다. 추미애 김용민 임은정 박은정 등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주장해온 쪽에서는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문제삼아 대통령 인사권을 부인하는 듯한 반대 의견을 쏟아냈다. 실제로 ‘성비위 검사 감찰 무마 의혹’ 등 일부는 시비거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 ‘정진웅 독직폭행 사건’ 등은 김 후보자가 어떤 입장이었느냐가 자질 검증의 절대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공정하되 엄격한 법 집행이 요구되는 중수청장 후보에게 이를 추궁하는 건 “법보다 우리 편을 들라”는 압력과 무엇이 다른가. 더구나 후보자가 요구했던 보완수사권 존치는 국민 다수도 희망했던 사안이다.
한심하기는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국회부의장인 박덕흠 의원은 “윤석열 외 정치검사를 대보라. 한동훈은 정치검사냐”고 물어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답을 끌어냈다. 청문회장을 노선이 다른 같은 보수 정치인을 공격하는 자리로 삼은 것이다. 내홍을 넘어 내전 수준까지 간 여권 대신 청문회 존재감을 보여야 할 국민의힘이 무능만 드러낸 셈이다. 김 후보자 역시 수사기관 장으로서 본령을 고민하기보다 여권 강경파가 씌운 ‘친윤 프레임’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인상이었다. 이런 김 후보자를 반대파 감찰까지 불사하며 고집하는 이 대통령과 친명계, 대통령에게 막말까지 하면서 반대 논리를 편 여권 강경파 모두 국민이 아니라 자기 보신용 중수청장을 뽑는데 골몰하는 건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
지난 2일 개청한 중수청은 인력도, 유치장도, 전산망도 갖춰지지 않았다. 중수청장 없이 6대 광역중수청장만 임명된 상태다. 중수청에 근무할 수사관 채용에서 과거 민주당 수사를 담당했던 베테랑이 일부 탈락했다는 보도가 마침 나왔다. 국민은 검찰 수사권을 넘겨받은 중수청과 경찰이 과연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수사를 펼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고 바라보는 중이다. 중수청은 민주당 편도, 국민의힘 편도 아닌 오로지 국민의 편에서 일해야 마땅한 조직이다. 초대 청장의 수사 역량이나 의지를 제대로 검증할 기회를 무의미하게 날려버린 채 졸속 출범하는 중수청이 걱정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