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이미선 기상청장

  • 이미선 기상청장
  •  |   입력 : 2026-10-17 06:59:17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기후평년값 (https://data.kma.go.kr/normals/index.do)
가을이 깊어 가는 10월, 풀벌레 소리만큼 자주 들리는 것은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걱정 섞인 목소리이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선선한 바람이 부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아닌, 늦더위나 갑작스러운 집중호우, 거센 풍랑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올가을 날씨가 유난스러운 것도 기후변화 때문인가?”라는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생태학자 레이첼 카슨은 저서 <경이감의 발견>에서 “자연의 작은 변화를 깊이 바라보고 감각하는 일이야말로 세상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라고 했다. 일상에서 체감하는 날씨에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감지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태도다. 그러나 한 번의 이례적인 폭우나 며칠간의 이상 고온을 접했을 때 이를 곧바로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로 단정 짓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날씨와 기후는 닮아있지만, 다루는 시간의 길이가 다르다. 날씨가 그날그날의 ‘기분’이라면, 기후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한 지역의 ‘성격’과 같다. 오늘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해서 부산의 기후가 바뀌었다고 할 수 없으며, 비슷한 변화가 오랜 기간 반복되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일 때 비로소 우리는 기후변화를 논하게 된다.

날씨의 변동과 기후의 추세를 객관적으로 분별하는 기준은 ‘평년값’이다. 현재 기상청이 사용하는 기후평년값은 1991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의 관측자료를 평균한 값이며, 세계기상기구(WMO)도 현재 날씨가 평소와 얼마나 다른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평년값을 활용한다.

평년값은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날씨가 어디쯤 위치하는지를 보여주는 기준선이라 할 수 있다. 이 기준선으로 우리나라의 10월을 살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가을의 성격이 비교적 잘 나타난다. 10월과 9월의 평년값을 비교해 보면, 전국 평균기온은 9월 20.5℃에서 10월 14.3℃로 낮아지고, 강수량은 155.1㎜에서 63.0㎜로 크게 줄어든다. 비가 내리는 날도 9.3일에서 5.9일로 감소한다. 반면, 맑은 날씨로 일조시간은 172.7시간에서 202.3시간으로 늘고 평균운량은 5.5에서 4.0으로 줄어든다. 선선해진 공기와 맑고 높은 하늘이 10월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떠오르는 데에는 이러한 기후적 배경이 있다. 부산의 10월은 여기에 해양도시의 특징이 더해진다. 부산의 10월 평년값을 보면 평균기온은 17.9℃로 전국평균보다 높고, 강수량도 79.6㎜로 전국평균보다 다소 많다. 따뜻한 바다와 맞닿아 있어 내륙보다 가을 기온이 비교적 온화하게 유지되는 한편, 해상에서 유입되는 수증기와 바람의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9월과 10월의 차이는 우리나라 주변의 공기 흐름과 관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9월에서 10월로 갈수록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의 영향은 줄고, 북쪽과 대륙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영향을 미치는 날이 늘어난다. 이러한 이유로 10월은 상대적으로 대기 중 수증기가 줄면서 비와 구름이 감소하고 맑은 날이 많아진다. 또한 따뜻한 공기와 찬 공기가 번갈아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기압배치가 빠르게 바뀌면서 바람이 강하게 불기도 한다. 바다와 맞닿은 부산의 경우, 육상의 바람뿐 아니라 해상의 풍랑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매년 10월이 반드시 이렇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어떤 해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이 늦게까지 이어져 평년보다 덥고 비가 잦을 수 있고, 또 다른 해는 찬 공기가 일찍 내려와 쌀쌀함이 빨리 찾아올 수 있다. 이와 같은 차이가 바로 날씨의 변동성이며 그해에 발생한 유난한 날씨 하나만으로 기후변화를 말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다만, 기후변화가 고온, 집중호우 등과 같은 현상의 발생 가능성이나 강도를 얼마나 높였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하는데 중요한 것은 긴 시간 축적된 관측자료와 그 변화의 방향성을 함께 살펴보는 일이다. 기상청은 국민 누구나 원하는 지역을 클릭해서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변화 경향을 정확한 수치로 파악하고, 지도 이미지를 통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 상황지도’의 ‘우리동네 기후변화’에서 기온, 강수량, 계절길이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선 기상청장
올가을, 유난한 날씨를 만난다면 곧바로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오늘의 날씨를 살피고 평년값과 얼마나 다른지 확인해 보면 어떨까. 날씨는 하루의 표정, 기후는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한 지역의 얼굴임을 기억하고 그 둘을 함께 바라볼 때, 우리가 마주한 10월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6. 6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7. 7[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8. 8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9. 9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10. 10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1. 1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6. 6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속보] 강화도 해안서 '北 유실 추정' 대인지뢰 또 발견…이달에만 4번째
  9. 9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4. 4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9. 9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9일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5. 5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6. 6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7. 7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0일
  9. 9“미래대응기금 조성, 교부세 축소 안 돼”
  10. 10“경남 강점 활용한 SMR 특구 만들자”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발가벗겨진 사우디
“난 짜장”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LCC 통합 때 약속한 부산 허브 구축, 정부가 이행하라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무색, 제도적 미비점 보완 시급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