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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서울에서 멀고 지역 소멸위기가 클수록 더 많은 국비를 지원하는 지방우대지수를 마련했다. 사진은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부산 중구 전경. |
정부가 서울에서 멀고 지역 소멸 위기가 클수록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는 ‘지방우대지수’를 마련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취지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지역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제도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행정안전부의 권역 분류안에 따르면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서구·동구·영도구·금정구·기장군 등 5곳은 3권역에, 나머지 11곳은 2권역에 배정됐다. 경남은 18개 시·군 가운데 12곳이 가장 높은 우대 수준인 4권역에 포함됐다.
정부는 서울과의 거리와 사회·경제적 발전 지표 등을 활용해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 등급이 높을수록 각종 국비 지원을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부산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광역시라는 이유만으로 지역 전체의 여건이 양호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부산은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 고령화에 더해 원도심의 상권 침체와 주거 환경 노후화까지 겪고 있다. 인구가 줄고 재정 부담이 누적되는 지역의 어려움이 권역 결정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살펴야 한다. 같은 원도심인 중구는 서구·동구와 달리 2권역에 해당한다. 중구는 최근 북항 재개발 사업으로 지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여전히 인구 감소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인구 고령화와 산업 노후화가 심각한 북구와 사상구가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은 해운대구·수영구와 같은 권역에 배치된 것도 지역별 취약성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의문을 낳는다. 정부는 권역 배정에 활용한 지표와 평가 근거를 통해 이러한 차이의 타당성을 설명해야 한다.
지방우대지수는 단순한 지역 분류가 아니다. 정부 지원 사업에 적용되면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회복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구체적인 지수값과 순위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지표별 가중치와 권역 배정 근거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지방우대지수가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의 권역 설정에도 활용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부산시는 원전 밀집에 따른 지역 부담을 고려해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제도를 산업용에만 한정하고, 전력 여건이 다른 경상권과 전라권을 하나의 남부권으로 묶어 전기요금을 산정하겠다고 밝혀 논란이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상권의 평균 발전량은 전라권의 약 2.6배였고, 전력자립률도 각각 127.7%와 91.9%로 차이가 컸다. 송전 설비 규모 역시 경상권이 약 2.2배 많았다. 발전량과 전력자립률, 원전 밀집에 따른 지역 부담이 권역 설정에 충분히 반영됐는지 따져봐야 한다.
정부는 지방우대지수의 산정 근거를 공개하고, 전기요금 차등제에는 지역별 전력 생산 기여와 부담을 별도로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부산시는 울산·경남과 협력해 지역별 취약성을 제대로 반영한 지방우대지수 산정과 합리적인 전기요금 차등제 마련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