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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의회. 국제신문DB |
지난 7월 출범한 제10대 기초의회가 ‘연봉’ 격인 의정비부터 일제히 인상했다니 기가 찬다.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지역 16개 구·군의회 중 사하구와 서구를 제외한 14곳이 의정비심의위원회를 통해 내년도 의정비(월정수당+의정활동비)를 결정했는데, 동래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인상을 택했다. 의정활동비는 ‘월 150만 원’ 상한액이 고정됐다. 이에 기초의회 대부분은 의정활동비를 상한액에 맞춰 놓고 월정수당 인상에 집중하는 수순을 밟는다. 내년도 기준 동래구를 제외한 나머지 15곳이 의정활동비를 상한액까지 끌어올렸다.
월정수당 증액은 대체로 공무원 보수 인상률(3.5%)을 기준점으로 여기지만 일부가 지나치게 올려 빈축을 산다. 부산 기장군의회는 내년도 월정수당을 올해 대비 9.8%나 인상했다. 애초 이곳 의정비심의위가 결정한 인상률은 15%였다. 월정수당을 공무원 보수 인상률보다 더 올리려면 주민 여론조사나 공청회를 거쳐야 하는데, 여론조사에서 ‘과도하며 인상률은 3%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나오자 9.8%로 슬그머니 낮춘 것이다. 경남에서는 함양군의회가 월정수당을 무려 27%나 올리기로 하고 여론조사 절차에 들어갔으며, 울산에서도 동구(15%) 중구(13%) 등이 대폭 상향을 선택했다. 월정수당을 동결한 부울경 기초의회는 부산 동래구(월 270만 원)와 경남 함안군(월 210만 원) 정도다.
기초의회가 출범과 동시에 다음 해 의정비 인상부터 열을 올리는 건 임기 2년 차부터는 의정비 인상이 공무원 보수 인상률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첫해에 많이 올려놔야 4년 임기 동안 의정비를 최대화할 수 있다는 이유다. 4년마다 돌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기초의원들의 이 같은 태도를 두고, 고금리 고물가로 가뜩이나 민생경제가 좋지 않은 마당에 지역사회봉사 책임을 다하기보다 제 밥그릇 챙기기부터 먼저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명목상 증액 여부는 기초지자체 산하 의정비심의위가 결정하지만, 의회 요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독립기구로서 기능도 의심받는다.
이에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의정활동비는 상한선이 있지만 월정수당에 제한이 없는 건 재정자립도 등 지자체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판단하라는 취지다. 그렇다고 물가상승률이나 공무원 보수 인상률 등 상식적 기준에서 벗어난 올리기는 주어진 자치권을 악용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지자체별 ‘고무줄 인상’을 막기 위해 인상률에 상한선을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임기 1년 차를 기준점으로 두지 말고, 매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준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검토할 만하다. 외유성 해외연수로 뭇매를 맞은 기초의원들이 지자체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도 제대로 못하면서 의정비 인상에만 혈안이 된 것은 기초의회 무용론에 불을 붙일 뿐이다. ‘염불보다 잿밥’ 오명을 벗으려면 기초의원의 자정 노력과 함께 합리적 제도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