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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 왼쪽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부 예산안에 반대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단말기에 붙이고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성장의 기회와 성과를 고르게 누리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면서 2027년 정부 예산안(820조9000억 원) 심사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비효율 최소화, 재정지출 우선, 지방 우대 등 3가지 예산 편성 원칙을 소개하고 “추가 세수를 청년·미래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라는 4개 축에 집중 투자할 것”을 약속했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서민금융·주거안정 등 3대 민생 프로젝트, 3대 메가 프로젝트, 7대 시드를 언급하며 “서울과 수도권만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지방도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네 번째다.
내년 정부 예산안 821조 원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727조 원도 첫 700조 원대 편성이었는데 1년만에 무려 100조 원이 훌쩍 늘어났다. 기록적인 반도체 특수 등으로 법인세 증가분이 많아 나라 곳간이 어느 때보다 넉넉해진 건 다행이다. 경제력이 커지면 그에 맞게 씀씀이가 커져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는 대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많이 걷어 사회 곳곳에 도사린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국정 방향성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또 성장의 과실을 수도권뿐만 아니라 비수도권에 골고루 나눠 국토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도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불어난 세수의 주된 용처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현 상태를 바꾸려면 지금을 위해 써야 하지만 미래를 대비하려면 채무 상환 등 근본적인 재정 구조 개선에 집중할 기회라는 주장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더군다나 초과세수가 언제까지나 계속될 일은 아니다. 정부가 조성하려는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인 초과세수가 불과 3년 뒤인 2029년부터 끊길 것이라는 전망이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나왔다. 게다가 162조 원에 달하는 기금 중 약 50%가 지속 지출을 요하는 경직성 예산이어서 세수가 줄면 당장 본예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래대응기금을 만드는 바람에 내국세의 고정비율로 배분하게 되어 있는 지방교부세에도 불똥이 튀었다. 이번 슈퍼 예산안에는 신고포상금 지역사랑상품권 농어촌기본소득 등과 같은 선심성 혹은 포퓰리즘성 예산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 시정연설을 대하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태도와 논평으로 미뤄 올해 예산안 심사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미래를 위해 씨앗을 남겨둬야 한다는 야당 측 주장도 일리가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생각만 하지 말고 반대 의견에 귀를 열어야 한다. 부산시는 애초 정부안에 넣지 못했던 예산이 여럿 있다. 차세대 전력반도체, 양자기술, AI스마트시티 사업 등이다. 최소 10조 원 국비 확보를 위해서는 추가 노력이 필수다. ‘모두의 성장’과 ‘지방도 함께 잘 사는 나라’가 되려면 국회도, 정부도, 부산시도 사고의 방향전환, 특단의 각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