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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석의 한자 박물지(博物誌) <907> 鋤奸杜倖 要放他一條去路

간사한 사람을 없애거나 권력에 빌붙은 사람을 막더라도 도망갈 구멍을 열어줘야 한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2-09 20:56:43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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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미 서(金-7) 범할 간(女-3) 팥배나무 두(木-3) 요행 행(人-8)
- 구할 요(
襾-3) 놓을 방( 攴-4) 다를 타(人-3) 한 일(一-0) 가지 조(木-7) 갈 거(厶-3) 길 로(足-6)

鋤奸杜倖(서간두행) 要放他一條去路(요방타일조거로)는 菜根譚(채근담)의 한 구절. 온전한 말은 이러하다. '간사한 사람을 없애거나 총애 받는 사람을 막더라도 그에게 도망갈 길을 조금이라도 열어줘야 한다. 만약 몸담을 곳을 전혀 없앤다면 이것은 쥐구멍을 막는 것에 비기겠다. 도망갈 만한 길을 몽땅 틀어막으면 좋은 물건을 모두 물어뜯어 망칠 것이다 鋤奸杜倖 要放他一條去路 若使之一無所容(약사지일무소용) 譬如塞鼠穴者(비여색서혈자) 一切去路(일체거로) 都塞盡(도색진) 則一切好物(즉일체호물) 俱咬破矣(구교파의)'.

명나라 때 중국 사람들 입말이 여럿 들어 있다. 우선 고전중국어와 다른 중국말을 알아보자. 要 자는 '~하려고 하다'라는 조동사, 一條의 條 자는 量詞(양사)라는 품사이고 명사와 함께 나온다. 都 자는 '모두'라는 뜻의 부사, 盡(다될 진) 자는 결과를 표시하는 보어이다. 俱(함께 구) 자도 都 자와 마찬가지로 '모두'라는 뜻의 부사 破(깨트릴 파) 자도 결과를 표시하는 보어이다.

奸과 倖은 권력에 빌붙어 나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을 가리킨다. 나쁜 짓이 가능한 근거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사리에 어두운 탓도 크다. 奸과 倖을 뿌리째 캐낼 기회가 와도 지나치게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放他一馬(방타일마), 곧 장기판에서 한 수 물러주는 것처럼 숨통을 조금 틔워줘야 한다. 본디 惡黨(악당)인 탓에 다시 무슨 나쁜 짓을 저지를지 모르기도 하거니와 엄한 사람들에게도 두고두고 後患(후환)을 남기기 때문이다. 낙엽 지는 쓸쓸한 철에 여당에서 벌어지는 권력 투쟁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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