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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석의 한자 박물지(博物誌) <909> 修辭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2-12 21:03:42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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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닦을 수(人-8)말 사(辛-12)

   
피터 이작스 또는 라인홀트 팀 1620년대 작 '기사들의 수사학 수업'(덴마크 코펜하겐 로센보르그 성 소장).
修辭(수사)는 '말이나 글을 다듬고 꾸며 정리하는 일'을 가리키는 말. 글짓기나 갈고닦은 말이나 글 자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修辭는 본디 周易(주역)에서 공자가 한 말. '성인의 제도를 남긴 것이라 추정되는 말을 공부해서 자기 마음속에 세우는 일은 군자가 성인의 사업에 머무는 직업윤리의 근거이다 修辭立其誠(수사입기성) 所以居業也(소이거업야)'. 세상을 학교로 만들려고 획책한 공자스러운 말이다.

修 자는 본디 옛것을 정리한다는 뜻. 治(다스릴 치) 자와 똑같다. 建(세울 건) 자를 修 자와 같다고 풀지만 建 자에는 새것을 세운다는 뜻이 있기 때문에 다르다. 修飾(수식)이라는 말에서도 보듯, 修 자에는 꾸민다는 뜻도 있다. 이미 있는 것을 다듬어 보기 좋게 꾸민다는 말이겠다. 공자 제자 증삼의 大學(대학)에 나오는 유명한 修身(수신), 곧 자기를 닦는다는 말은 앞사람에게 물려받은 것을 잘 기른다는 뜻이다.

辭 자는 본디 법률용어. 訴訟(소송)을 벌일 때 하는 陳述(진술)이나 辯護(변호)를 가리킨다. 진술이나 변호는 묻는 말에 대답하는 것인 까닭에 應對(응대), 곧 묻는 말에 대답하는 말을 가리키는 말로 뜻이 넓어진다. 辭는 
辤(말씀 사)라고 쓰기도 하는데 모두 辛(매울 신)이 부수. 辛은 짧은 칼 匕首(비수)를 가리킨다. 법정에서 하는 말 하나하나가 칼날 같은 탓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말마다 '진짜'라는 말을 곧잘 쓴다. 그리고 修辭라는 말을 거짓 꾸밈이라는 뜻으로 곧잘 깔보곤 한다. 修辭를 거짓 꾸밈이라고 쓰는 것은 서양에서 유래한 용법. 고대 그리스 이래 修辭를 '토론의 기술'로 여기고 眞理(진리)의 반대쪽에 서있다고 깔보는 전통이 엄연하다.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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