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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석의 한자 박물지(博物誌) <914> 典 當

법 전(八-6)당할 당(田-8)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2-18 20:40:04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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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전당포. 처마에 달린 세 개의 황금공은 서양에서 전당포를 상징하는 표시이다.
典當(전당)은 '물건을 잡히고 돈을 꾸는 일'을 가리키는 말. 만약 정해진 기한 안에 갚지 못하면 맡긴 것을 마음대로 處分(처분)해도 좋다는 조건이 걸린다. 물건을 잡히는 일은 抵當(저당)이라고 한다. 典 자가 어떻게 전당에 쓰이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當 자는 본디 同等(동등)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 명나라 때 사람 張自烈(장자열)이 쓴 사전 正字通(정자통)은 '물건을 내고 돈을 꾸는 일을 시쳇말로 당이라 한다 凡出物質錢(범출물질전) 俗謂之當(속위지당)'라고 푼다.

質(바탕 질) 자도 물건을 잡히고 돈을 꾼다는 뜻. 質 자는 본디 사람을 잡히는 일을 가리키는 글자인데 이 뜻은 나중에 人質(인질)이란 말로 남았다. 사람을 잡히고 돈을 빌리거나 하는 일이 허용되지 않으면서 保證(보증)이란 제도가 생겼다.

전당은 세계적으로 꽤나 오래된 제도. 중국에선 2000 년 전에 이미 典當業(전당업)이 있었다. 전당업을 하는 가게를 典當鋪(전당포)라고 한다.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 전당포가 생겼고 중세 전당포가 나중에 銀行(은행)으로 발전했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선 전당포를 롬바드(Lombard)라고 부르고 영국 런던의 金融街(금융가) 이름도 롬바드 거리이다. 롬바드는 본디 게르만족의 대이동 때 이탈리아로 이주한 게르만족의 하나. 이들이 다시 중세 유럽 각지로 퍼져나가 전당업에 종사한 탓에 종족 이름이 아예 업종 이름이 되었다.

高利貸金業(고리대금업)이라는 나쁜 인상을 가진 전당업은 '그라민 은행' 같은 慈善銀行(자선은행)의 뿌리이기도 하다. 자선은행은 15세기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수도회에서 시작했는데 저당을 잡고 무이자로 대출하는 방식이었다.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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