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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석의 한자 박물지(博物誌) <917> 慰勞

위로할 위(心-11) 일할 로(力-10)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2-21 20:46:21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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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다리미(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숯을 담아 달군 쇠로 옷이나 천의 주름을 펴는 원리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慰勞(위로)는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주는 일. 慰 자는 본디 尉(벼슬 위)라고 썼다. 군대의 少尉(소위) 中尉(중위) 大尉(대위) 같은 尉官(위관)을 가리키는 말. 尉 자는 또 熨(눌러 덥게 할 위) 자의 본래 글자이다. 熨자는 옷이나 천 따위를 덥혀 주름이나 구김을 펴고 줄을 세우는 다리미를 가리키기도 하는데 이때는 '울'이라고 읽는다. 마음의 구김살을 펴준다는 뜻으로도 쓰게 되면서 心(마음 심) 자를 붙인 것이다.

弔意(조의)는 '남의 죽음을 슬퍼하는 뜻'이라는 뜻의 낱말. 弔(조상할 조) 자는 吊(조상할 적)이라고도 쓴다. 弔 자는 본디 불행한 일을 당한 사람이나 나라를 慰問(위문)한다는 뜻. 꼭 사람이 죽는 일에만 弔 자를 쓰지 않았다. 더구나 弔 자는 본디 살아남은 사람에게 쓰는 말. '산 사람은 살아야지' 정도에 해당하는 弔 자가 나중에 죽은 사람을 슬퍼한다는 뜻으로 바뀌게 된다. 唁(위문할 언) 자가 弔 자와 꼭 바꿔 쓸 수 있는 글자이다.

慰 자나 弔 자나 唁자는 모두 남의 불행에 대한 위로를 가리키지만 정도 차이가 있다. 慰 자는 가장 널리 쓰는 말. 힘들어 하거나 괴로워하는 마음을 어루만질 때 쓴다. 弔 자는 보통 재앙을 당한 산 사람을 동정할 때 쓰고 唁자는 보통 죽은 사람을 동정할 때 쓴다. 정부가 김정일의 죽음에 대해 弔問團(조문단)은 보내지 않고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는 談話(담화)를 내놓았다. '위로의 뜻'이란 말이 弔意의 본뜻을 옮긴 말이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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