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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석의 한자 박물지(博物誌) <919> 降魔者 先降自心

마구니에게 항복 받으려는 사람은 자기 마음을 먼저 항복 받는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2-23 20:33:30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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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복할 항(阜-6) 마귀 마(鬼-11) 놈 자( -5)
- 먼저 선(
 -4) 항복할 항(阜-6) 스스로 자(自-0) 마음 심(心-0)

降魔者(항마자) 先降自心(선항자심)은 菜根譚(채근담)의 한 구절. 온전한 말은 이러하다. '마구니에게 항복 받으려는 사람은 자기 마음을 먼저 항복 받아라. 자기 마음이 항복하면 온갖 마구니가 물러나 대령할 것이다. 제멋대로 날뛰는 것을 부리려면 제멋대로인 자기 기운을 먼저 부려라. 자기 기운이 평온해지면 바깥의 날뛰는 것이 스며들지 않을 것이다 降魔者 先降自心 心伏(심복) 則群魔退聽(즉군마퇴청) 馭橫者(어횡자) 先馭此氣(선어차기) 氣平(기평) 則外橫不侵(즉외횡불침)'.

降 자는 내린다고 쓸 때는 '강'이라고 읽고 항복한다고 쓸 때는 '항'이라고 읽는다. 降魔者의 降 자는 '항'이라고 읽어야만 하지만 先降自心의 降 자는 '강'이라고 읽어도 좋을 듯하다. 魔는 불교에서 흔히 쓰는 낱말. 떼로 덤비기에 魔軍(마군), 곧 마구니라고도 한다. 온갖 악한 일을 비길 때도 흔히 쓰는 말이다. 뒤에서 群魔라고 했으니 마구니가 적당하겠다. 自心도 불교의 낱말. 자기가 타고난 본래 마음을 가리킨다. 聽(들을 청)은 귀로 듣는다는 말이지만 말을 듣는 것도 함께 가리킨다.

뒤쪽에서 짝을 이루는 구절은 마구니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橫(가로 횡)하는 놈이고 氣(기운 기)이다. 橫 자는 '제멋대로'라는 뜻도 있다. 橫行(횡행)이 바로 이 뜻이다. 그러면 제멋대로 날뛰는 기운이 마구니일 텐데 이것을 客氣(객기)라고 한다. 바깥의 마구니를 잡겠다고 나서려면 우리 안의 마구니, 곧 객기를 다스리는 것이 먼저일 테다. 나라의 큰일을 만나고 보니 더욱 절실해지는 말이다.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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