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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석의 한자 박물지(博物誌) <921> 甬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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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1-12-26 20:56:15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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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용(用-2) 대롱 통(竹-6)

   
725년 만든 상원사 동종(국보 제36호·강원도 평창군 상원사)의 용뉴와 용통. 이제껏 남은 범종 가운데 가장 오래됐는데 뒤쪽 대롱이 용통이다.
甬筒(용통)은 '종소리를 조절하는 대롱'이란 뜻. 귀에 익은 '뎅 웅웅웅' 울림을 만드는 것이 종의 甬筒이다. 鐘(종 종)은 청동시대 중국에서 쓰던 악기에서 나온 물건. 재료를 따라 銅鐘(동종) 불교에서 쓴다고 梵鐘(범종)이라고도 한다. 뒤집힌 항아리 모양이라 甬鐘(용종)이라고도 한다.

甬(길 용) 자는 본디 양쪽에 담을 쌓은 길, 곧 '고샅'을 가리키는 말. 甬 자는 또 마디마디 이어진 대나무 모양을 그린 글자이기도 한다. 대나무 마디 모양에서 갈려나온 甬 자는 나중에 桶(통 통) 자와 바꿔 쓰게 되었다.

甬 자가 대나무 모양에서 나온 것은 桶 자를 筒(대롱 통) 자와 바꿔 쓰는 데서도 알 수 있다. 筒 자는 달리 筩
(전동 용)이라고도 쓴다. 箭桐(전동)은 본디 오동나무로 만든 화살집이다. 대나무를 그대로 쓰기도 했는데 竹(대 죽) 밑 甬 자 모양은 그래서 나왔다.

중국에서 나온 甬鐘은 동아시아에 불교가 퍼지면서 절마다 꼭 매게 되었다. 그중 모양이나 소리가 가장 멋진 것이 우리 종. 비밀은 종을 매다는 꼭대기 龍
鈕(용뉴) 옆의 甬筒에 있다. 중국 종이나 일본 종에 없는 甬筒을 보태고 天板(천판)을 뚫어 종 안쪽과 통하게 만들어 울림을 멋지게 만들 수 있었다.

甬 자는 桶 자와 바꿔 쓸 수 있으니 甬鐘은 桶鐘(통종), 곧 통 모양 종이다. 甬 자는 또 通(통할 통) 자의 본디 글자이기도 하니 甬筒은 通筒(통통), 곧 통하는 대롱이다. 통이 작은 사람을 가리켜 쩨쩨하다고 하고 쩨쩨한 수단을 꼼수라고 한다. 웅웅웅 제야의 종소리에 세상 모든 꼼수도 날아가면 좋겠다.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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