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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석의 한자 박물지(博物誌) <923> 集散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2-28 21:12:08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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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을집(隹-4) 흩을산(攴-8)

   
전봇대에 앉은 까치 떼. 어린 까치들은 본디 잠자리무리로 함께 지낸다. 북한 까치만 유별나서 김정일을 애도하려고 모였다는 뉴스가 최근 전해졌다.
集散(집산)은 '모였다 흩어졌다 하다'는 뜻. 集 자는 본디 새 세 마리가 나무에 앉아 있는 꼴이다. 새가 많이 모였다는 뜻. 지금은 隹(새 추), 새 한 마리만 남았다. 비슷한 뜻의 글자가 聚(모일 취). 본디 取(취할 취) 자 아래에 
众(무리 중) 자를 그렸다.  众자는 人(사람 인) 자 셋이 모인 꼴. 많이 모인 사람이라는 뜻이다.

散 자는 
㪔(갈라서 떼어 놓을 산) 자와 月(달 월) 자를 합친 꼴. 月 자는 하늘의 달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肉(고기 육)을 줄여 쓰는 글자이기도 하다. 散은 본디 고기를 토막 낸다는 뜻. 나중에 分離(분리)의 뜻으로 널리 쓰게 되었다. 分 자도 칼로 반을 가른다는 뜻이고 離 자도 칼로 가죽을 벗기는 剺(벗길 리) 자와 바꿔 쓰는 글자인 탓이다.

集散과 비슷한 뜻을 가진 낱말 離合(이합)이 있다. 헤어지고 모인다는 뜻이 비슷한 탓이다. 두 낱말의 글자들을 바꿔 봐도 어색하지 않다. 모인다는 뜻의 集合(집합)이나 흩어진다는 離散(이산) 같은 낱말이 가능하니 말이다. 흔히 두 낱말을 합쳐 離合集散(이합집산)이라고 쓴다. 아침에 모였다 저녁에 흩어진다는 朝聚暮散(조취모산)이 비슷한 말.

불교에 會者定離(회자정리) 去者必返(거자필반)이라는 말이 있다. 만나면 헤어지는 것은 정해져 있고 떠나면 꼭 돌아온다는 뜻. 세상이 늘 변하는 것은 無常(무상)의 진리이다. 죽음이라는 큰일에 마주할 때 흔히 쓰지만 죽음만 무상한 것이 아니다. 죽음과 삶이 짝이 되듯, 모든 것은 짝이 있게 마련. 어떤 사람들의 운명은 거울처럼 서로 비추는 일이 있다.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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