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써 이(人 - 3)한 일(一 - 0)마땅 당(田 - 8)열 십(十 - 0)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상대하여 용감히 싸우는 것을 一當百(일당백) 또는 一騎當千(일기당천)이라 말한다. 이렇게 말할 때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의 맹장 趙子龍(조자룡)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曹操(조조)의 대군과 맞서 창을 휘두르며 劉備(유비)의 어린 아들 阿斗(아두)를 무사히 구했다. 이보다 숫자가 적은 한 사람의 힘으로(以一) 열 명을 대적한다(當十)는 이 성어는 項羽(항우)의 이야기에서 나왔다. 十(십), 百(백), 千(천)은 단지 많은 숫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힘이 산을 뽑는 항우가 결코 조자룡보다 못하지 않을 것임을 봐도 알 수 있다.

'史記(사기)'에 의하면 그의 집안은 대대로 楚(초)나라 장수였다. 秦(진)나라 말기 왕권이 쇠약해져 곳곳에서 군사를 일으켰을 때 항우는 병법에 밝은 숙부 項梁(항량)을 도와 두각을 나타냈다. 초나라를 찾는다는 기치로 병사를 모아 숙부가 전사한 뒤로는 직접 지휘하며 세력을 떨쳤다. 趙(조)나라가 진의 공격을 받고 초나라에 구원을 청해왔을 때, 항우는 군대를 모두 이끌고 黃河(황하)를 건너 배를 가라앉히고 솥을 깨뜨리는 破釜沈舟(파부침주, <4>회)의 결전으로 대승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이 이후로 초나라는 여러 세력 중에서 으뜸이 되고 각 제후는 항우의 휘하로 모였다. 10여 세력의 제후군은 용감무쌍한 초군이 싸울 때 구경만 했다는 作壁上觀(작벽상관)의 고사를 낳았다. 항우본기에 실린 당시의 초나라 병사 전투장면을 보자. '모든 초나라의 군사들은 한 명이 열 명을 대적할 정도로 용맹스러웠다. 초 군대의 함성소리가 하늘을 진동시키니 제후군들은 모두 두려움을 느꼈다(楚戰士無不一以當十 楚兵呼聲動天 諸侯軍無不人人惴恐/ 초전사무불일이당십 초병호성동천 제후군무불인인췌공).' 惴는 두려워할 췌. 이렇게 기세를 올리던 항우가 유방에 패해 자결한 것은 뒤의 이야기다.

필리핀의 '징벌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집권 두 달이 지난 현재 마약과의 전쟁에서 3000명이 훨씬 넘는 용의자가 사살된 것으로 집계됐다. 인권문제를 거론하면 오바마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막말을 퍼붓는 세계의 망나니 대통령이 나라 안에서는 90%의 지지를 받는 등 절대적 인기란다. 이런 두테르테에 초법적 살인이라며 외롭게 저항하는 야당의 레일라 데 리마 여성 상원의원이 주목을 받는다고 일전 보도됐다. 衆寡不敵(중과부적)이지만 두테르테에 맞서는 의기에 귀를 기울이는 국민이 많아졌으면 좋을 텐데 난망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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